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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리처드 스타크 표 하드 보일드 느와르의 시작, <사냥꾼(The Hunter)>

by 마인드 오프너 2021.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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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스타크 지음

전행선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15년 10월 05일 출간

 


 

리처드 스타크는 범죄소설계에서 꽤나 알려진 작가다. 잘 나가는 미스터리 작가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리처드 스타크 또한 저자의 진짜 이름이 아닌,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사용하는 수많은 필명 중 하나다. 그는 1962년 범죄 소설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 한 명을 창조해낸다. 바로 ‘파커’다.

 

 

파커는 선한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에 가깝다. 1960년대의 반영웅 기조의 흐름을 타고 나타난 다른 반영웅들처럼 철저하게 자신의 목표와 이익됨에 따라 움직인다. 이러한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가 등장하는 소설도 하드 보일드 경향을 띨 수밖에 없다.

 

 

<사냥꾼>은 거칠고 냉혹하며, 비정하기까지 한 파커를 알리는 작품이다. 이 책은 간결한 문체, 선악의 판단을 유보하는 객관성, 목표를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 주인공으로 하드 보일드 느와르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책은 1999년 멜 깁슨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페이백>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큰 줄기는 바꾸지 않지만 소소한 부분은 책과 영화가 다르다.

 

파커로 변신한 멜 깁슨의 연기는 찰떡궁합이다.

 

 

작가는 서두부터 파커의 인간성과 사람됨을 그의 행동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파커는 함께 강도질을 한 말과 아내의 배신으로 총을 맞고 살아남지만 경찰에게 체포되어 수감된다. 만기를 두어달 남겨 놓고 파커는 간수를 살해한 후 탈옥해서 복수행에 나선다. 감옥에서 나와 빈털터리인 파커는 면허증을 위조한 후 물건을 대량 구매하여 전당포에 맡겨놓는 방법으로 수백 달러의 활동비를 마련한다. 뼛속까지 범죄자인 것이다.

 

 

파커는 아내를 찾아가지만, 남편을 죽인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녀는 약을 먹고 자살한다(영화에서는 마약을 투여해서 죽는 것으로 각색된다). 파커는 아내를 사주한 진범이 말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를 찾아가 살해한다. 복수는 끝났지만 파커의 복수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말이 조직 ‘아웃핏’에 넘긴 자신의 몫을 되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웃핏은 돈을 돌려달라는 파커의 요청을 보란 듯이 거절한다. 그들이 보기에 파커는 조직의 힘으로 쉽게 눌러 죽일 수 있는 하루살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파커는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말의 보스인 카터를 죽이고 공동운영자를 위협하며 최고 책임자인 브론슨마저 협박한다. 결국 파커는 브론슨이 파놓은 함정을 피해서 돈을 찾고 유유히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다.

 

 

리처드 스타크는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파커의 모습에 여운을 남김으로써 아웃핏과 파커의 대결이 지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목표 의식이 뚜렷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파커와 도전을 용납지 않는 아웃핏의 대결은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보게 만드는 흡인력을 갖는다. 하드보일드 느와르 소설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강추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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