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문화

[상영 중 영화] 공포 영화 귀재의 새로운 시도를 보는 즐거움, <말리그넌트(Malignant)>

by 마인드 오프너 2021. 9. 18.
반응형

공포영화의 귀재다운 포스터 연출이다.

 

장르 : 스릴러, 미스터리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11분

개봉 : 2021.09.15.

감독 : 제임스 완

출연 : 애나벨 월리스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누적관객 : 9,779명(09.16 기준)

 


 

제임스 완이 돌아왔다. 3년 만이다. 2018년 액션 영화 <아쿠아맨>을 연출했던 그가 다시 본업인 공포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제임스 왕 표 액션 영화였던 <아쿠아맨>은 솔직히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제임스 왕이라면 그 이상을 보여줘야 했다. 역시 액션보다는 공포 장르에서 활개를 칠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공포영화 <쏘우> 단 한 편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지 않았던가.

 

 

제임스 완은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2003년 <쏘우>로 연출에 입문한 이래 공포/액션 장르를 넘나들며 연출, 제작, 기획 등을 병행해왔다. 너무 많은 분야에 정력을 분산시킨 때문일까.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2015>나 <아쿠아맨, 2018>, <모털 컴뱃, 2021> 등 제작이나 연출로 선보인 액션 영화는 공포 장르만큼은 그의 장기를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혹시라도 제임스 왕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먼저 <쏘우>를 보고 가길 추천한다.

 

이번에는 단단히 칼을 갈고 나온 모양새다. “제임스 왕은 이런 사람이야”라고 선전포고를 하는 듯하다. 제목도 인상적이다. ‘말리그넌트(Malignant)’라는 다소 어려운 제목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화 속 미스터리와 반전에 대한 단서인 셈이다. 눈치빠른 관객은 '제임스 왕이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추적해 본다면 결말의 반전 이전에 미스터리를 풀지도 모른다.

 

 

<말리그넌트>는 제임스 왕이 만든 영화답다. 관객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 있다. 그로테스크한 공포와 전율이 있다. 여기에 눈을 즐겁게 하는 액션마저 첨가했다. 제임스 왕을 좋아하는 관객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가치들이 가득하다. 재미있고, 놀라우며, 소름끼치며, 즐겁다.

 

이 모습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면 미스터리는 다 푼 것이나 다름없다.

 

<말리그넌트>는 공포 장르이긴 하지만 순혈이라고 보기 힘들다. 독특한 설정은 SF/판타지스럽다. 여기에 공포를 기반으로 깔고 마지막에 액션으로 덧칠한다. 서투른 감독이라면 백전필패하기 마련인 ‘장르 짬뽕’을 구사하면서도 비교적 완성도 높은 작품을 뽑아냈다. 이는 욕심을 자제하고 전문 분야를 코어로 삼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영화의 설정과 구성을 시각으로 표현한 연출도 수준급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이지만 표현 방식에서는 의외로 지알로(이탈리아 영화 장르로 B급 영화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슬래셔 무비) 장르를 표방하며 독특한 시각미를 갖춘 공포영화를 완성했다.

 

가브리엘과 수사관이 벌이는 추격전은 공포영화의 궤도에서는 벗어나 있다.

 

 

주인공인 매디슨 역의 애나벨 월리스가 보여준 뛰어난 연기도 영화의 스릴과 긴장감을 한층 더 높여주었다. 촬영 현장에서는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마치 살인자가 바로 옆에 있는 듯이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 덕분에 관객들도 공포를 느끼고 만다. <애나벨, 2014>에서 주인공으로 제임스 왕 감독의 연출을 경험한 경력이 이 영화에서 그녀의 존재감을 빛내주고 있다.

 

 

사실 공포 영화를 싫어한다. 서프라이즈 쇼만 남발하거나 피칠갑 대잔치의 공포영화는 언제나 관람 리스트에서 제외한다. 하지만 이런 영화라면 환영이다. 아이디어도 좋고, 관객과 머리싸움을 하는 미스터리의 즐거움도 준다. 게다가 예기치 않은 반전의 선물도 선사한다. 공포영화 장르의 배스킨라빈스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제임스 왕의 귀환을 환영한다.

 

매디슨의 정신 세계를 시각화한 연출도 좋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