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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경영

디즈니 CEO 밥 아이거가 알려주는 리더십의 비밀, <디즈니만이 하는 것; CEO 밥 아이거가 직접 쓴 디즈니 제국의 비밀>

by 마인드 오프너 2020.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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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경영일반
로버트 아이거 지음
안진환 옮김
쌤앤파커스
2020.05.04. 출간

 

상상의 제국 월트디즈니 컴파니를 15년간 이끌어온 밥 아이거 회장이 올해 초 CEO자리에서 물러났다. ‘가장 잘 나갈 때 떠난다’는 어려운 일을 해내며 디즈니 부활의 은인으로 남게 된 것이다. 그가 책을 냈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알바를 위해 바닥에 붙은 껌을 떼고 피자를 구워야 했던 흙수저 청년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콘텐츠 그룹 CEO가 될 수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비결을 적었다.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은 이들이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

 

 

진짜 리더가 이야기하는 리더십

 

세상에는 리더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작 리더다운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높은 직위에 있으면 리더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리더와 직위는 비례하지 않는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덕분에 자신의 그릇에 맞지 않는 지위에 오른 이들도 많다. 이들은 잘못된 선택으로 조직의 운명까지 말아먹는다. 이런 상황에서 믿음직하고 본받을만한 리더로부터 어떻게 하면 리더가 될 수 있는지 노하우를 듣는 것은 반갑고도 의미 있는 일이다.

월트디즈니를 15년 동안 이끌어온 밥 아이거는 진짜배기 자수성가형 CEO다. 가난한 젊은이가 밑바닥부터 사다리를 오른 끝에 글로벌 기업의 CEO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보여준다. 세상 모든 이치가 언제나 그렇듯이 리더가 되는 비결이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직장 경험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그의 말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삶의 지혜가 숨어 있는지 알 것이다. 주워들은 어설픈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책들과 달리 그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실화를 통해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해 배워야 할 교훈을 이야기한다.

 

 

흙수저라고 포기하는 대신 노력하라

 

밥 아이거 회장은 가진 것 없다는 이유로 절망하는 흙수저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현재 처지에 절망하고 누군가를 비난할 시간에 열심히 배우고 도전하며 조직과 사회에 자신의 가치를 우선 납득시킬 것을 주문한다. 밥 아이거 자신도 맨땅에 헤딩했던 흙수저 출신이기에 더 설득력이 있다. 그는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돈을 벌기 위해 학교 교실 바닥에 붙어 있는 껌을 제거해야 했다. 더 커서는 주말에 피자헛에서 피자를 굽는 알바를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지역 케이블 방송국의 기상캐스터 겸 리포터로 일했다. 우연한 인연으로 삼촌 지인의 소개를 받아 ABC 방송국 드라마 제작부 말단으로 입사하면서 그의 인생역전이 시작된다.

 

 

미디어 제국의 제왕이 된 흙수저

 

아이거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시기는 드라마 스튜디오에서 횡령을 일삼던 상사와의 마찰로 ABC스포츠로 옮긴 이후부터이다. 그는 당시 ABC 스포츠의 실세이던 론 얼리지로부터 일에 대한 완벽주의를 배운다. 그 후 어려운 프로젝트를 거듭 완수하면서 착실히 승진하여 41세라는 젊은 나이에 ABC사장으로 취임했다. ABC 사장이 된 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트윈 픽스’를 비롯한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영화나 드라마 제작 환경을 전혀 몰랐지만 부족한 업무지식을 배우며 능력을 계발한 덕분이었다. 두 번에 걸친 인수합병 속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었다. 디즈니의 1인자였던 마이클 아이즈너가 물러난 후에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를 인수하며 디즈니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가 알려주는 리더십의 10계명을 알아보자.

 

 

1. 인내심을 가져라

 

밥 아이거는 비록 가난한 집안 환경 때문에 중 2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지만 덕분에 어떤 일도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을 기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의 아버지는 가난했지만 윤리의식과 애정을 아이거에게 물려주었다. ABC드라마 스튜디오의 말단으로 일을 하면서 문제 해결법과 엄청난 업무량을 견디는 법을 습득했다. 근무 중에 스튜디오 고참에게 성희롱을 당하기도 하고 횡령을 일삼는 부서장에게 밉보여서 퇴사 위기에 몰리지만 슬기롭게 위기를 넘기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2. 완벽하게 일하라

 

아이거는 일을 할 때 평범에 안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결과를 더 낫게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라고 한다. 그에게 완벽을 향한 열정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은 두 명의 인물이었다.

첫 번째 인물은 오노 지로라는 스시 장인이다. 오노 지로는 1994년 헤럴드 트리뷴 인터내셔널 잡지에서 ‘세계의 레스토랑 6위’에 선정되고 2007년 이래 미슐랭 가이드 도쿄로부터 매년 별 세 개를 획득한 스시계의 명공이다. 아이거는 오노 지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장인정신을 갖고 일에 임할 것을 결심했다.

두 번째 인물은 ABC스포츠의 임원이자 직속 상사였던 론 얼리지였다. 그는 리허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송 하루 전날에도 연출 방식을 전부 바꿀 정도로 완벽주의자였다. 부하직원들이 마음에 드는 해결책을 갖고 올 때까지 밀어붙이고 절대로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상사이기도 했다. 아이거는 그의 밑에서 완벽한 일처리 방법을 몸에 익히면서 1979년 북한 평양 탁구대회 취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까다롭지만 능력 있는 상사가 견디기 힘들어도 개인의 성장에는 약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 인재를 중용하라

 

1985년 ABC가 캡시티즈에 매각되면서 아이거는 새로운 보스인 댄과 톰을 만났다. 댄과 톰은 경험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능력과 열정을 갖춘 부하 직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 준 인물들이다.

아이거가 ABC 엔터테인먼트 사장이 된 후 쇼비즈 분야에 전혀 경험이 없던 상황에서 그를 도와준 이들은 부하 직원들이었다. 아이거는 디즈니로 합병된 이후 디즈니 특유의 중앙집권식 경영시스템을 해체하고 각 사업부문 장이 사업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분산형 조직으로 변화시킨다. 이 조치를 통해 부문별 사장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규제보다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능력 있는 직원들의 지지와 잠재력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4. 책임을 인정하라

 

리더는 항상 중요한 안건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최악의 리더는 일이 잘 되었을 때는 자기 덕이라고 하고 일이 잘 못되면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유형이다. 아이거는 부하 직원들의 의견을 참고하되, 본인의 감에 의지해서 결정을 내렸다. 늘 좋은 결과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모두가 반대한 미드 <트윈 픽스>는 초반에는 좋았지만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감독과의 불화가 심해지면서 실패작이 되었다. 사상 초유의 경찰 뮤지컬 드라마 <캅록>도 대실패였다.

아이거는 프로젝트의 실패에 대한 본인 책임을 인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했다. TV 최초의 R등급 드라마인 <NYPD Blue>를 런칭한 끝에 경쟁자인 NBC를 물리치고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은 리더의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5. 항상 겸손하라

 

아이거는 겸손하고 정직한 인물이었다. 그는 겸손과 정직을 무기로 주변 인물들을 내편으로 만들고 적대 관계에 있던 인물까지 설득시킬 수 있었다. 그가 ABC사장으로 올라선 후 과거의 상사였던 룬이 사사건건 태업을 일으키면서 반항했다. 룬의 능력을 잘 알고 있던 아이거는 그를 해고하는 대신 직접 찾아가서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만든다. 결국 그 프로젝트는 대성공을 거두며 win-win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마이클 아이즈너가 자존심 대결을 펼치면서 관계가 틀어진 스티브 잡스와는 대화를 시도하고 그의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서 픽사의 인수합병에 성공한다. 아이즈너의 후임으로 외부 인사를 들여오길 원하던 디즈니의 조카 로이와 끈질긴 대화를 시도한 끝에 그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자신의 아군으로 만든다. 대립보다 합의와 대화를 통해 갈등을 이겨낸 아이거의 소통 능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6. 모르는 건 배운다

 

글로벌 기업은 사업 분야가 방대하다 보니 인사 발령이 났을 때 전혀 모르는 부문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ABC 스포츠에서 일하던 아이거가 엔터테인먼트 사장이 되었을 때도 같은 경우였다. 같은 회사였지만 전혀 다른 조직 분위기와 요구되는 능력 때문에 아이거는 당황했다. 헐리우드에서는 자유분방하고 직감에 의존하는 사고를 해야 했던 것이다. 이럴 때 어리석은 리더는 사장이랍시고 모르면서도 아는 척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거는 솔직하게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부하 직원에게 조언을 구했다.

부하 직원의 조언대로 대본을 챙기고 작품을 보는 눈을 기른 결과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한 능력을 습득할 수 있었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리더는 늘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거는 몸으로 증명했다. 모르는 걸 아는 척 하면 단기간에는 통하지만 언젠가는 부하직원들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기 십상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7. 협상 전문가가 되라

 

협상은 리더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주력 사업을 전환하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ㆍ합병할 때, 회사를 떠날 때 비로소 협상 실력이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 협상에 임할 때는 근거와 논리에 기반한 주장을 펼쳐야 한다. 밀당에도 능해야 한다. 아이거는 재직 중 두 번의 인수합병을 경험하지만 그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놀라운 협상력을 발휘하며 최고 몸값은 물론 초고속 승진마저 할 수 있었다. 마블, 픽사,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할 때에는 상대 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협상 상대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파악해서 원하는 가격에 협상을 성공리에 이끌었다.

아이즈너가 물러난 후 후임 CEO후보로서 다른 후보들과 경쟁을 벌일 때에는 무려 15번의 면접을 거치면서도 내부 후보로서 본인만의 강점을 어필하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협상 능력은 사회 어디를 가더라도 빛을 발한다. 평소에 협상 능력 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고 계발한다면 그 이상의 대가를 받을 수 있다.

 

 

8. 비전을 갖고 결단하라

 

디즈니가 ABC방송국을 인수한 후 회사 경영 상황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디즈니의 간판인 애니메이션들이 모두 실패를 했기 때문이었다. 외주를 주던 스티브 잡스의 픽사가 만든 애니메이션이 성공을 거두면서 시장에서의 디즈니 입지는 불리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이거는 CEO 후보 시절 1. 고품질 콘텐츠 창조 2. 제작 분야에 신기술 적용 3.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디즈니의 장기 비전을 내놓는다.

CEO가 된 후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결과가 픽사, 루카스 필름, 마블, 21세기 폭스사를 합병하는 것이었다. 인수합병 결과가 안 좋으면 막대한 손실은 물론 본인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아이거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사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가 성사시킨 인수합병은 재래식 미디어들이 몰락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디즈니만 성공가도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면서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9. 문제는 신속하게 해결하라

 

아이거는 문제가 생기면 기다리지 않았다. 인식하는 즉시 가장 빠른 방법으로 해결했다. 그가 중국 디즈니랜드 개장 준비로 상하이에 체류할 무렵 미국 디즈니랜드에서 어린 소년이 악어에게 물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중대한 공사를 앞둔 상황에서 CEO가 보기에는 하찮은 문제일 수도 있다.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에게 문제 해결을 일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거는 직접 아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들이 원하는 사항을 들어주었다. 이틀 동안 디즈니랜드 전 지역에 비슷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보호 펜스가 설치됐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막상 실제 상황이 되면 귀찮다는 이유, 불편하다는 이유,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소통하지 않는다. 국내 자동차 회사가 새로 뽑은 차의 엔진이 멎거나 운행 중 핸들이 먹통이 되어서 소비자가 항의해도 무조건 “운전자 잘못”이라고 주장하며 이슈가 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다. 문제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고객과 소통해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된다는 걸 아이거는 보여준다.

 

 

10. 변화를 선도하라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기업도 사람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막상 변화를 요구하면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의 또다른 모습이다. 변화의 물결을 거부하면 세계 1등 기업도 살아남지 못한다. 필름업계의 최강자 코닥, 휴대폰업계의 1위 노키아 등의 회사들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게 그 증거다.

아이거는 <트윈픽스>나 <NYPD Blue>와 같은 전례 없는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변화를 시도했다.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실패로 위기를 맞았을 때 픽사, 마블, 루카스 필름 등을 인수 합병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다. 아이거의 결정은 이사회의 반발도 심했고, 실패할 경우 CEO에서 물러나야 하는 모험이었지만 위험이 따르지 않는 사업이 어디 있던가? CEO는 합당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러한 결단과 책임감 때문에 CEO에게 많은 보수를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고결하라

 

밥 아이거는 올해 2월 15년 동안 성장을 주도했던 디즈니에서 물러났다. 가장 위대할 때 물러날 시기를 정한 현명한 결정이었다. 아이거는 책의 마지막에 “개인의 성공은 행운에 의해서도 많이 좌우된다. 세상이 하는 말을 지나치게 믿지 말고 나 스스로의 본질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한다. 내가 어떻게 살든, 어떻게 바뀌든 나는 예전과 다름없는 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한다. 사회에서의 지위에 따라 타인을 대하는 행동과 의식이 달라지는 소인배들이 잊지 말아야 할, 좋은 충고라고 생각한다. 정직과 노력, 도전과 완벽주의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밥 아이거처럼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지금의 상황에 절망하지 말고, 리더로서의 품격과 정신을 간직한 채 더 높은 목표를 향해서 도전하고, 변화하는 인생을 살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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