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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경영

라면 한 개로 나흘 버티던 무명 연극배우에서 <강철비 2>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곽도원의 비결은?

by 마인드 오프너 202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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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사>에 출연한 곽도원.

 

 

최근 한국영화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

 

 

한국 영화에서 최근 그 존재감을 주목받는 배우들이 있다. 조진웅과 곽도원이다. 두 사람 모두 무명으로 시작해서 조연을 넘어 이제는 작품을 대표하는 주연배우로 부상했다. 장동건이나 정우성처럼 조각 같은 외모로 승부하는 게 아닌, 묵은 된장처럼 숙성한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모습 덕분에 나는 두 배우를 아주 좋아한다. 곽도원이 출연한 영화 <강철비 2>는 최근 개봉해서 170만 명의 누적관객 수를 기록 중이다. 흥행이 기대치만큼은 아니지만 곽도원은 이 작품에서도 호위총국장으로 출연하여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그가 출연한 <국제수사>의 흥행과 홍보를 위해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혼자 공중파와 종편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기도 했다.

 


 

갑자기 예능의 대세가 되다

 

 

며칠 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곽도원의 모습을 확인했다. <아는 형님>, <나혼자 산다>를 비롯해서 TV를 켜면 거의 매 채널에서 곽도원을 볼 수 있었다. <국제수사>를 홍보하기 위해 함께 출연한 동료들과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의례적이나 단독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이례적이다. 그 이유를 프로그램에서 곽도원이 보여준 사적인 모습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영화로 알고 있는 배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인간 곽도원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말 한 마디마다 다른 고정 게스트들 못지않게 웃음을 빵빵 터뜨려주니 제작진으로서는 로또를 뽑은 기분일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했던 그의 모습은 무명 시절의 힘겨웠던 생활이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느 분야에서 무엇을 하든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임계점이 필요하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오래 전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곽도원이 한 말이 기억난다. 본인보다 더 연기를 잘 했던 선후배 동료들은 많았으나 다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각기 다른 분야로 진출한 결과 결국 연기를 제일 못하던 자신만 남았다고 했다. 꿈을 이루는 과정은 지난하다. 감칠 나는 조연 연기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배우 박철민도 무명 시절이 길었다. 그는 만화방에서 만화를 보다 남이 먹다 남은 자장면을 먹은 추억을 상기하며 ‘먹지 말아야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누군가에겐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자장면이지만 누군가에겐 하루 용돈이기에 그 마음이 짠하다. 곽도원도 젊은 시절 연극을 했기에 수입이 거의 없었다. 연극을 하지 않을 때는 생계를 위해 막노동판을 전전해야 했다. 사회 진출한 동료들이 입사 4-5년만에 과장이 되고 집 사고 결혼하는 데 비해 30이 넘어도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초라한 자신을 비교하게 되면 배우의 꿈을 지킨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라면 1개로 4일을 버티던 IMF 시절

 

 

곽도원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온 시기는 IMF였다. 국민들이 모두 어려웠지만 당시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에게는 정말 힘든 시기였다. 7만원이던 일당이 줄어서 2만5천원까지 하락했다. 일당의 10%인 소개비는 그대로였다. 점심값이며 교통비를 제외하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7,000원 정도였다. 그나마도 공치는 날이 많아서 최저 생계비로 살아야 했다. 하이라이트는 라면 1개를 1/4으로 잘라서 나흘을 버틴 일화다. 너무 힘든 나머지 그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어린이 극단을 운영하는 선배 집에 갔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곳에서 그는 운명의 대전환을 맞이한다. 잠에서 깬 순간 서가에 꽂혀 있던 책 한 권이 그의 눈에 비수처럼 박힌 것이다. 책의 제목은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였다. 책꽂이에 꽂힌 빽빽한 동화책들 중에서 유독 그 책이 곽도원의 눈에 띈 것은 운명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

 


 

절박함과 의지는 운명마저 바꾼다

 

 

책을 펼쳐 본 곽도원은 ‘이 책이 지시하는 대로 따라하라’는 글을 보고 고민을 적고 그 중에서 정말 절실한 고민들 4-5가지만 남겨 놓는다. 연극배우로는 생활이 힘들다는 걸 인정하고 그는 영화 쪽으로 무대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무턱대고 충무로를 찾아가 영화사를 찾았지만 1년 6개월 동안 아무 소득도 없었다.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후배에게 영화 쪽으로 진출할 계기를 질문한 후 독립영화 오디션을 보라는 충고를 받았다. 두 편의 독립영화에서 주연을 따냈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추석 특집으로 방영된 독립영화 세 편 중 그가 주연한 두 편이 방영됐다. 영화사 조감독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순간이었다. 멀게 느껴지던 충무로와 가까워졌다. 엑스트라와 단역, 조연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빈도수가 잦아졌다. 마침내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범죄와의 전쟁>에서 비중 있는 검사 역으로 캐스팅되기에 이른다. 당시 무명이던 그의 출연에 다른 스탭들과 제작사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윤종빈 감독의 강력한 지지 덕분에 가까스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윤종빈 감독은 곽도원을 위해 하늘이 보낸 귀인이었던 셈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게 이런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코로나로 힘든 시기,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이 있다. 라면 1개로 나흘을 버티며 끝없는 절망과 번민에 빠져 있던 곽도원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책을 보고 생각을 180도로 전환하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한 곽도원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다. 단지 ‘할 수 있다’는 동기가 부여되는 순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생각의 힘은 이 정도로 위대하다. 결국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생각한 대로 목표가 쉽게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곽도원도 줄기찬 노력 끝에 수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독립영화를 거쳐 충무로에 입성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제대로 목표를 설정한 후 그 다음에는 뒤를 돌아보지 말고 달려야 한다는 거다. 만일 이 글을 읽는 이들 중에서 아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세 가지 중의 하나가 미흡했기 때문일 것이다. 강력한 의지가 없거나, 목표가 잘못되어 있거나,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충분히 해보지 않았거나. 실망하거나 좌절하고 주저앉기엔 인생은 길다. 비록 코로나로 여러 가지가 힘들지만 실망하고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자. 결국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 뿐이다. 힘든 시대를 현명하게 이겨내고 나면 나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줄 이야기가 풍성해진다. 흥행하는 영화는 언제나 주인공이 고난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포함한다. 우리가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임을 잊지 않는 한 성공의 불씨는 절대로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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