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액션, 스릴러, 드라마, 공포, SF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99분
감독 : 댄 트라첸버그
주연 : 엠버 미드썬더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프레데터의 귀환이라니
8월에 고대하던 콘텐츠 중 하나였던 <프레이>를 만났다. 에일리언과 더불어 수십 년 간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프레데터’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다른 시리즈들의 프리퀄이다. 프레데터 시리즈를 그동안 주욱 본 팬이라면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을 것이다. 오리지널과 2까지는 명성을 유지하던 프레데터가 에일리언과 달리 급격한 하락세를 겪은 이유는 그 후의 시리즈들이 모두 기대 이하였던 까닭에 프리퀄이 원작의 명성을 높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아, 또 PC야?
그런데 처음부터 PC라니. 이건 아니잖아. 1700년대 초 코만치 부족의 소녀 ‘나루’가 여자들의 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빠나 다른 남자들처럼 전사로 인정받으려는 설정은 이야기를 엉뚱한 곳으로 끌고 간다. 굳이 PC를 고집하려면 처음부터 나루가 육체적으로도 강인하고 무기도 부족의 남자들만큼이나 잘 쓴다는 설정을 해놓았어야 이야기가 통할 거 아닌가. 중반까지는 푸마에게조차 쩔쩔 매던 나루가 중후반부터는 갑자기 없던 힘을 내서 프레데터를 손쉽게 제거하는 극적인 성격의 변화는 PC가 어떻게 영화를 망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기술이 퇴보한 프레데터
프레데터는 전작에서 보여주듯 타고난 포식자이자 사냥꾼이다. 자신보다 더 강한 적을 만나도 물러서기는커녕 자폭을 해서라도 사냥을 끝내고자 하는 전사들이다. 프레데터를 강력한 포식자로 만드는 건 갑옷에 장착된 첨단 무기들이다. 그런데 300년 전이라서 그런가? 오리지널에 등장했던 프레데터보다 무기 체계가 원시적이다. 원거리 광선무기도 없고, 자폭을 위한 소형 원자폭탄도 없다. 백병전을 위한 근거리 무기만 있을 뿐이다. 때문에 오리지널에서 느꼈던 위협감과 스릴감은 많이 죽었다.
그래도 만만치 않은 포식자
오리지널 프레데터는 1987년 개봉했다. 프레데터와 대결했던 이들은 더취 소령(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이끄는 특공대다. 화질이나 CG를 제외하면 오리지널보다 개연성이나 구성 등에서 한참이나 떨어지는 작품이지만 오리지널을 모르는 MZ세대에게는 충분히 매력 있는 영화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프레데터의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뱀과 늑대, 곰, 코만치족을 차례대로 학살하는 프레데터는 나루와의 마지막 결전을 기대하게 만든다. 2000년대의 프레데터 시리즈가 에일리언의 제노모프와 맞짱을 뜨게 된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졸속적인 결말
사냥 기술도 형편없는 나루를 주인공으로 내세울 때부터 과연 그녀가 강적 프레데터를 어떻게 해치우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이 결말이 제대로 개연성을 가져야만 평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믿었다. 감독의 선택은 최악이다. 나루의 사냥 실력과 피지컬의 설정으로는 무슨 짓을 해도 프레데터를 이길 수 없다. 결국 프레데터를 멍청이 바보로 만드는 손쉬운 해법에 의지하고 말았다. 자기 무기에 겨냥을 당하고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최후를 맞는 프레데터의 모습은 이번에도 시리즈의 부활이 어렵다는 걸 예고한다. 정녕 <프레데터> 시리즈의 부활은 이번에도 불가능하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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