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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경영

돈을 썼는데 많이 번 이 기분은 도대체 뭘까?

by 마인드 오프너 202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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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엔 영 잼병이라 보기엔 이래도 맛은 파바 저리가라다.

 

큰 녀석이 갑자기 감자에그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고 하소연이다. 그까이거 못해주겠나. 냉장고를 열심히 뒤져보니 주재료인 감자, 달걀, 사과는 O.K. 부재료인 마요네즈도 있다. 주재료 중에 가장 중요한 빵과 상큼한 맛을 내주는 오이, 부재료 중에 달달한 맛을 가미할 수 있는 허니 머스터드가 필요하다.

 

빵은 식빵보다 크기가 작은 모닝빵을 사기로 했다. 식빵은 샐러드를 잔뜩 넣을 경우 자주 흘리기에 먹기도 불편하거니와 양 조절 실패가 예상된다. 의도치 않게 늘 엄청난 양을 만들어서 먹어치우기 힘든 사례를 떠올리고 모닝빵은 한 봉지만 사기로 단단히 결심한다. 늘 게으르지만 먹는 데에는 일등인 큰녀석이 벌써 채비를 마치고 빨리 가야 한다고 성화다. 누굴 닮아서 저러는지 참...

 

구정에 한껏 오른 채소 가격이 여전히 고공비행 중이다. 오이 다섯 개에 4,900원. 헐...문득 군 시절 부대 안에서 오이를 기르던 민간인들이 반찬으로 먹으라며 인심좋게 주고 가던 오이들이 떠오른다.

 

구매 리스트를 가져간 덕분에, 그리고 늘 충동구매를 막아주는 큰녀석 덕분에 이번에도 불필요한 구매를 막았다. 음. 간 김에 나쵸도 사고 빵도 사고 사고 싶은 건 많았으나 강력한 저지 덕분에 살았다.

 

아침부터 열심히 계란을 찌고 감자를 삶아 놓은 덕분에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막상 완성해보니 마요네즈와 머스터드 소스가 좀 많이 들어간 느낌이다. 오랜만에 하다 보니 감이 많이 죽었다. 이 정도는 감과 손맛으로 척척 끝내야 하는데.

 

이왕 하는 김에 참치도 한 캔 넣고 집에 보관 중이던 콘슬로도 넣었다.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였다. 모닝빵 사이에 샐러드를 잔뜩 넣고 한 입 먹어보니 아오. 죽인다. 파바에서 파는 6천원짜리 에그 샐러드 따위는 비교 불가다. 큰녀석도 한 입 베어물더니 두 눈이 동그래진다.

 

결과적으로는 식탐을 제지 못하고 폭식으로 마무리. 많이도 먹었다. 포만감을 즐기며 잠시 계산해본다. 식재료 구매에 대략 2만원 정도 썼는데 우리가 먹은 분량을 파바에서 구매하려면 6만원 정도 든다. 2만원 썼는데 결과적으로는 4만원 번 셈이다. 분명히 돈을 벌었는데 왜 손해 본 느낌이지? 항상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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