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코미디
상영시간 : 94분
개봉 : 2022.07.13.
감독 : 김동욱
주연 : 신현준, 박솔미
등급 : 12세 관람가
신현준이 코미디를?
오랜만에 신현준이 영화로 복귀한다고 해서 궁금했다. 그런데 코미디를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무리가 아닐까. 그가 한때 코미디로 인기를 얻은 건 사실이지만 그의 선 굵은 외모와 체격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장르는 액션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누구나 코미디를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코미디의 맛을 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시나리오가 받쳐주지 못할 경우에는 더 그렇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 게 사실이다.
나르시시즘에 걸린 형사
강력계 형사 노미남(신현준)은 착하고 순한 성격이지만 얼굴은 조폭보다 더 조폭처럼 생겨서 고민이다. 함께 술을 먹은 후배 형사가 양아치들과 시비가 붙자 그 싸움을 말리다 사고를 당한다.뇌를 다친 영향으로 노미남은 스스로를 최고 미남으로 인식하게 된다. 나르시시즘으로 수사를 망친 여파로 노미남은 변두리 미용실 잠입 수사에 투입되고 미용사 아리(박솔미)를 만난다.
시작부터 김 빠지는 설정
봉고차를 가득 메운 형사들과 그 형사들을 을러대는 반장의 대화로 문을 여는 순간부터 기대는 실망으로 변한다. 대화는 장황한데 알맹이가 없다. 주인공을 소개하는 방식도 올드하다. 주인공이 못 생겼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실수를 하고 자격지심을 가진다는 설정과 이름도 ‘노미남’이라고 붙인 것 또한 아이디어의 부재를 드러낸다. 너무 원색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나, 웃어야 하는 거야?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해야 하는 건 아니다. 웃음의 포인트를 곳곳에 두고 관객과 밀당을 벌여야 진짜 코미디 영화다. 때로는 감동을, 필요하다면 눈물샘을 자극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런데 <핸썸>은 이런 여유가 없다. 웃음만 강요할 뿐이다. 강요에는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이다. 반복적인 외모 비하 개그, 전혀 공감하기 어려운 리액션, 무늬만 형사일 뿐 모든 게 어설픈 동료들은 최신 코미디의 트렌드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도대체 어디서 웃으라는 말인가.
욕심보다 선구안을 고를 때
신현준이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아니다. 이처럼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이유는 시나리오를 보는 안목이 나빴기 때문이다. <나쁜 놈은 죽는다, 2016> 후 6년 동안 영화판을 떠나 예능판을 전전하던 영향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스크린을 오랫동안 떠나 있다가 복귀하는 배우일수록 작품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연기 욕심보다 작품 욕심을 키워야 할 때다. 감독과 시나리오가 후지다고 해서 ‘배우는 책임 없다’는 말로 도망갈 수 없다. 어차피 한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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