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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다시 보는 추억의 명화. ; 감독 잘못 만나서 하마터면 시리즈가 끝날 뻔한 아찔한 순간 & 시리즈 최악의 속편 ; <미션 임파서블 2>

by 마인드 오프너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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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 부른 악연

 

브라이언 드 팔마의 연출로 <미션 임파서블>은 대박을 치고 속편 제작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연출을 거절했기에 속편 감독을 누구로 정할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최종 선정된 감독은 놀랍게도 홍콩영화의 거장 오우삼 감독이었다. 그가 1997년 제작한 <페이스 오프>는 서로 얼굴이 바뀐 FBI요원과 테러리스트의 대결을 그린 영화였다. 공교롭게도 3D가면을 사용하여 적을 기만하는 <미션 임파서블>과도 접점이 있었다.

 

흥행감독과 흥행작, 그리고 스타의 만남은 기대감을 낳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2000년 당시 전 세계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5억 4천만불의 흥행수익을 올리지만 구성이나 이야기 전개 면에서는 전작과의 연계성을 찾아볼 수 없으며 시리즈 중 최악이라고 본다. 감독의 역량이 프랜차이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팔마 감독의 연출 거절로 오우삼이 연출을 맡게 되었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연출방식으로 참사를 낳을 뻔 했다.


 

장르 : 액션, 스릴러, 첩보

제작 : 미국

개봉 : 2000.06.17

상영시간 : 123분

감독 : 오우삼

주연 : 탐 크루즈

등급 : 15세 이상

월드박스오피스 : $546,388,108

국내 관객 : 1,230,633명

시리즈 사상 최악이었지만 시리즈에 대한 기대와 특징으로 흥행에는 성공했다.


키메라 VS 벨레로폰

 

영화의 이야기는 ‘키메라’로 불리는 바이러스와 해독제인 벨레로폰을 놓고 벌이는 이단과 앰브로스의 쟁탈전이다. 앰브로즈는 이단과 예전에 동료였던 인물로 키메라와 벨레로폰을 탈취한 후 감염된 대중을 대상으로 해독제를 만드는 회사의 주식으로 큰 부자가 될 계획을 세운다. 이를 위해 러시아 생물공학자 네코비치 박사에게 접근하여 벨레로폰을 탈취한 후 비행기를 추락시키지만 네코비치 박사가 키메라를 체내에 주입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이단 헌트는 국장의 명령을 받고 앰브로즈의 전 애인 니아 홀을 포섭한 후 적진에 침투시킨다. 니아가 헌트의 지시를 받는다는 사실을 안 앰브로즈는 니아를 죽이려 하지만 니아는 마지막 키메라 바이러스를 체내에 주입하고 이단을 기다린다.

가면도 너무 많이 쓰면 식상한데...
키메라와 벨로로폰을 개발한 박사. 엠브로즈에게 허무하게 죽는다.


지름길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 선택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1편에서 <M:I>만의 특징을 정립해놓았다.

 

1. 이단이 상대해야 하는 악당은 매우 강력하거나 지적으로 뛰어난 인물이어야 한다. 2. 이단이 적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3. 이단과 악당이 벌이는 전략과 기만 전술로 인해 관객들이 영화에 시종일관 몰입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4, 영화적인 상상력을 펼치되 내용과 상관없는 표현이나 과장은 넣지 않는다.

 

이 정도의 지표를 그대로 유지했다면 시리즈의 DNA를 유지하면서도 어쩌면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속편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오우삼은 굳이 어려운 길을 고집했고 그 결과 흥행은 성공하지만 팬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1편의 오마주일 것이다.
1편보다는 액션이 더 강조되었다.


감독의 고집이 낳은 대참사

 

오우삼 감독은 오리지널의 DNA를 유지하기보다 본인 방식의 <M:I>를 만들고자 했다. 문제는 그 결과가 시대에 뒤처지는 홍콩 무협 감성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흐름에 어긋나는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와 어설픈 쿵푸, 오우삼의 시그니처인 슬로우 모션과 비둘기만 남은 이유다. 조류협회 회장도 아닌 영화감독이 왜 그리 비둘기 사랑에 집착하는지 모를 일이다.

 

악당과 대결하는 장면이면 으레 슬로우 모션이 등장한다. 슬로우 모션은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어떤 첩보원이 날아차기와 돌려차기를 하며 이미 제압한 적에게 다시 한 번 발차기를 한단 말인가.

 

오토바이 액션도 쓸데없는 보여주기식 액션은 옥의 티다. 특히 이단과 엠브로즈가 윌리를 하며 허공에서 부딪히는 장면은 개그에 가깝다. 이게 액션 스릴러에서 나올 법한 장면인가.

 

가면을 이용한 기만전술도 너무 잦은 사용으로 약발이 떨어진다. 이단과 엠브로즈가 가면을 자주 사용하는 바람에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감독이 준비한 결말의 반전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이 장면은 첩보 스릴러에는 아니지...
쓸데없이 허공에서 교차하는 액션...
엠브로즈가 연인의 속내를 알아내기 위해 또다시 가면을 뒤집어썼다.
그 결과 오우삼이 준비한 반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영화라도 불가능은 있다

 

오우삼 감독은 과정보다 결과에 집중한다. 하지만 제대로 만든 영화는 결과보다 과정을 묘사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개연성이 잘 확보될수록 관객이 영화에 몰입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네코비치 박사가 이단에게 보낸 메시지를 엠브로즈가 어떻게 알아채고 비행기에 동승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이단이 벙커에 들어가기 전 숀의 부하를 제압한 후 몇 분 되지도 않는 시간에 상대에게 가면을 씌우고 옷을 갈아입힌 후 자신도 변복을 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결과만 보여줄 뿐이다.

 

가면은 몰라도 제압당해 축 늘어진 적에게 옷을 갈아입히는 건 불가능하다. 영화라고 만능은 아니다. 해당 장면이 지나가고 관객의 의중에 의문을 계속 남긴다면 결코 좋은 영화가 될 수 없다.

엠브로즈는 좀더 구체적으로 작전을 실행했어야 했다.
이상한 로맨스는 이야기만 산만하게 만들 뿐이다.
뜬금없이 국장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 딱히 인상적이지 않다.


똑똑하다는 설정을 배신하는 악당들

 

이 영화의 김이 빠진 결정적인 이유는 멍청한 악당들 지분이 크다. 이단을 곤경으로 몰아넣어야 하는 악당들이 되려 자충수를 둔다. 엠브로즈는 전직 첩보원답지 않게 일처리가 허술하다. 네코비치 박사가 바이러스 균을 어디에 보관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죽이는 바람에 불필요한 작전을 벌이게 된다.

 

이단의 행동 방식을 분석해서 제약회사 침입 루트를 예상하고도 멍 때린다. 함정을 파놓고 기다렸다면 쉽게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총격전을 벌인 결과 이단을 놓치고 만다.

 

제약회사 회장에게 백신과 바이러스를 넘긴 대가로 주식을 받으려는 처사도 어리석다. CIA는 바보인가. 괜히 영화마다 악당들이 현금이나 무기명 채권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총싸움 안하고 잡을 수 있었단 말이지.
화염이 난무하는 오토바이 액션에서 어떤 보호장구도 하지 않았다는 톰형.
오우삼의 감각을 확인하게 만드는 결말 씬. 홍콩 무협스럽다.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오프닝과 오토바이 체이싱

 

2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은 이단이 미션을 부여받기 전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이다. 이 장면이 화제가 된 이유는 암벽을 탄 장본인이 스턴트가 아니라 톰 크루즈 자신이기 때문이다. 프리솔로 전문가가 대기하고 있었는데도 톰 크루즈는 와이어 하나만 의지하고 암벽을 탔다고 한다. 덕분에 오우삼 감독은 촬영 내내 톰 크루즈가 추락할까 봐 현장을 외면했다는 후문이다. 톰 크루즈가 시리즈 촬영 내내 죽음과 씨름하는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숀과 이단이 벌이는 호쾌한 오토바이 액션도 옥의 티만 제외하면 볼만하다. 이미 톰 크루즈는 <탑건>에서도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어 이 장면이 낯설지 않다. 고배기량 오토바이로 보여주는 묘기는 카 체이싱과 다른 묘미가 있다.

톰형은 어디 있을까?
이 씬 찍고 나서 어깨를 다쳤다고 한다.
돈이 썩어나는 IMF. 헬기로 작전을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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