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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경영

고객을 향한 서비스 정신의 한계는 스스로의 마음 속에 있다, 만화 <먹짱 갬블러>

by 마인드 오프너 2020.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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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치야마 시게루

6권 완결

전설적인 출장요리사 반지로는 어떤 일이 있어도 환경이나 고객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요리에 집중한다. 

 

 

요리 만화에 목숨을 건 작가의 길

 

츠치야마 시게루는 특이하게도 음식 만화로 외길을 걸어온 작가다. 그가 펴낸 만화 중 음식과 관련 없는 작품은 단 한 편도 없다. 음식을 주 소재로 하며 이야기와 메시지를 달리 해서 작품마다 차별화를 꾀한다. <신장개업>은 망해가는 식당의 부활을 돕는 식당 업그레이드 전문가 키타가타 토시죠가 등장하고, <먹짱>에는 정해진 시간에 음식을 많이 먹기 위해 경쟁하는 푸드 파이터들이 등장한다. <선술집 탐정>의 주인공 ‘아라칸’은 술집 주인이자 형사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수사하는 명탐정이다. 주인공들이 모두 음식과 요리에 정진한다. 오랫동안 음식만화 일변도의 작품 세계를 추구한 저자와 작품 속 등장인물들과 동기화된 모양새다.

 


 

전국을 떠도는 전설의 출장요리사

 

미식가들이라면 누구나 만나고 싶어 하는 출장요리사가 있다. 그를 알아보는 건 간단하다. 차림새가 상이하다. 그는 큰 배낭을 메고 짚신을 신고 있다. 경륜, 경마장과 같은 도박장에 가면 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이름은 반지로. 반지로는 고객이 원하는 요리는 무엇이든 만든다. 시공간도 초월한다. 과거에 먹었다는 요리도 상상력과 분석력을 동원하여 재현해낸다. 반지로가 전국을 떠돌며 출장요리사가 된 것은 사부의 공개파문 때문이다. 반지로는 초인이라고 불리던 토미오카의 제자였다. 스승의 요리 강좌에 나간 반지로는 매스컴을 이용해서 돈만 밝히는 스승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난한다. 전국 시청자들 앞에서 망신당한 토미오카는 반지로를 공개파문하고 일본요리협회에 등록된 식당에 취업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반지로의 가게는 손님이 끊겨 결국 폐업한다. 반지로는 한 단골의 권유로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음식을 선보이는 출장요리사가 된다.

 


 

원하는 요리는 다 한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 반지로가 요리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음식의 의미와 요리사의 정성을 무시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그러한 사람은 반드시 요리로 코를 납작하게 만든다. 고객이 원하는 음식에 제한을 두지도 않는다. 고객이 원하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요리를 재현한다. 요리를 만들기 위한 자료 조사와 분석의 범위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당사자 인터뷰는 기초에 불과하다. 수십년 전 맛 본 요리를 재현해달라고 할 경우에는 당시 사정을 알만한 사람을 모조리 찾아간다. 해당 지역 거주자는 물론, 당시 관련자들 인터뷰, 특산물 조사 등등의 방대한 자료 조사를 거친다. 음식 맛을 결정하는 요소들을 찾아내기 위해 음식 재료를 샅샅이 살핀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하면서 퍼즐을 맞추듯 미완성 부분을 하나씩 보강한다.

 


 

스케일이 다른 서비스 마인드

 

반지로의 서비스 마인드는 여타 요리사들과 스케일부터 다르다. 단순히 요리만 재현하는 게 아니다. 음식의 맛을 기억하는 데 기여할법한 모든 요소를 재현한다. 그 가운데에는 식당 건물도 있고, 영화 촬영 당시의 상황도 있다. 그래서 반지로가 받는 요리 재현 대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요리를 재현하기 위해 1억 엔의 대가를 요구한 적도 있다. 반지로는 완벽주의자다.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만족할 때까지 요리를 재현한다. 그가 왕년의 인기 영화배우 켄의 의뢰를 받아 40년 전 도박장 촬영장에서 맛 본 음식을 재현했을 때의 일이다. 요리를 먹어 본 켄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요리의 맛은 똑같았지만 무언가 빠져 있었던 탓이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의뢰자 조차 알지 못했다. 반지로는 켄이 출연했던 영화를 거듭해서 본 결과 당시 촬영을 같이 했던 배우들과 스탭들이 조성한 리얼한 분위기가 음식 맛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 반지로는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야쿠자를 찾아가서 도박장을 열어달라고 부탁한다. ‘맛있는 음식으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반지로처럼 일을 한다면 성공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것이다.

 


 

장사가 잘 되는 집은 이유가 있다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뚝 떨어져 정말로 힘들다고 하는 업주들이 많다. 여러 가지 정황들을 보면 매상이 평소에 훨씬 못 미치는 게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극소수의 어떤 가게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배달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가게를 꾸려나간다. 내 기억에 장사가 쉽다고 상인들이 말하는 시절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경기가 어려워도, 좋아도 장사가 잘 되는 가게는 항상 비슷한 모습을 유지한다. 그 이유는 뭘까. 아마도 자기의 일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전설적인 출장요리사 반지로처럼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불평이나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고객만 바라보고 고객의 요청에 부응하고자 한결 같이 노력한다. 좀처럼 성공 비결을 말하지 않는 이들이 어려운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성공이 저절로 굴러들어온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경영이 어렵고 힘들수록 다시 한 번 자신과 가게의 경영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고객이 오지 않는다고 기다리면 반드시 망한다. 고객이 오지 않을 수 없도록 내 가게를 만들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한 시기다. 월급쟁이들은 감나무 밑에 누워 있어도 감이 떨어지지만 사업가들은 일어나서 감을 직접 따지 않는 한 감을 맛볼 수 없다. 그 이치를 알고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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