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문화

‘돌격! 앞으로’밖에 모르는 아재들의 무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액션물, <익스펜더블3, 2014>

by 마인드 오프너 2022. 12. 3.
반응형

흘러간 배우들의 경로당 잔치라고나 할까.

장르 : 액션, 모험

제작국 : 미국

시리즈 : 127분

개봉 : 2014.08.20

감독 :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 : 패트릭 휴즈

등급 : 15세 관람가

 


 

1. ‘람보’식 액션의 연장선

 

실베스터 스탤론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액션 배우다. 그의 캐릭터 ‘람보’가 미국을 대표하던 시절도 있었다. 미국인들에게는 영원한 오점으로 남은 베트남전을 역발상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미국인들의 상처 입은 자존심을 어루만져 주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남에 따라 액션의 기조는 람보식 영웅을 외면했고, 실베스터 스탤론은 캐스팅에서 제외되었다.

 

나이를 먹은 그가 새로운 기조의 영웅 활극에 기용될 수 없었으니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맞는 구닥다리 액션의 부활이다. 그렇게 만든 올드보이들의 팀 ‘익스펜더블’은 과거를 기억하는 팬들의 호응을 받으며 3편이나 제작되었다.

개별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영화의 주인공들이다.

 


 

2. 시대착오적인 리더의 한계

 

익스펜더블의 리더인 바니 로스는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다. 팀원들은 그의 말 한 마디에 무조건 복종한다. 하지만 작전 도중 잘못된 정보로 인해 팀원인 시저가 죽게 되자 바니는 기존 팀원들에게 팀 해산을 선언하고 새로운 팀원들을 모집한다. 여기까지는 좋다.

 

새로운 팀원을 모으면 뭐하나. 리더가 똑같은데. 악의 축 ‘스톤뱅크스’를 생포하러 가는 작전에 바니는 아무 생각이 없다. 상대방보다 훨씬 적은 팀원으로 습격하자는 게 전부다. 이런 망할. 젊은 피들의 첨단 기술로 기습은 성공적으로 끝나지만 스톤뱅크스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반격을 받고 바니를 제외한 팀원들은 사로잡히고 만다.

액션은 터프하지만 이제 그걸로만은 안 되는 시대다.

 


 

3. ‘썩어도 준치’를 증명하려는 아재들

 

영화 중반에 젊은 피들로 물갈이하는 장면을 보며 시대 착오적인 작전 전개를 포기하고 트렌드에 맞춰가려나 싶었지만 그건 경기도 오산이었다. 결국 실베스터 스탤론과 제작자들의 의도는 젊은 피들마저 올드 보이들보다 못하다는 증거를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바니는 왕년의 용사들인 트렌치와 드러머의 지원을 받으며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예전 팀들과 함께 사로잡힌 새 팀원들을 구출하기 위해 스톤 뱅크스의 소굴로 뛰어든다. 물론 이때도 작전이란 없다. 익스펜더블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돌격 앞으로’이니까 말이다.

과거의 팀원들과 이별한 바니는 새로운 팀원들을 찾아 나선다.

 


 

4.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스톤뱅크스

 

주인공이 변변치 않으니 악당 역시 그에 발맞춰야 하는 고충이 있다. 스톤뱅크스는 원래 원조 익스펜더블의 일원이었으나 무기상으로 돌아선 인물로 매우 영리하고 약삭빠르다. 그런데 유독 바니를 상대할 때만큼은 멍청하기 그지없다.

 

바니와 팀원들이 새 팀원들이 갇혀 있는 빌딩에 들어왔을 때 스톤뱅크스는 건물 전체에 C4를 설치하고 기다리던 중이었다. 폭탄 기폭 스위치만 누르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스톤뱅크스는 굳이 45초를 주며 게임을 즐긴다. 마치 바니가 자신을 죽이길 기다리는 모양새다. 영화의 액션은 나름 화끈하지만 결정적으로 흐름을 끊는 설정 때문에 긴박한 스릴감을 즐기기는 어렵다.

비장한 모습이지만 결정적일 때 바보 짓을 하는 스톤뱅크스. 그래서 이름에 돌이 들은 건가?

 


 

5. 액션 세대의 종말을 고하는 고별극

 

이 영화가 개봉한 지 벌써 8년 전이다. 당시 익스펜더블의 팀을 이루던 팀원들은 이미 액션하고는 거리가 멀 정도로 나이를 먹은 상태였다. 백발의 드러머(해리슨 포드)는 헬기를 운전하고, 트렌치(아놀드 슈왈제네거) 역시 비행기를 운전하는 걸로 역할을 다했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액션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3편의 시리즈를 찍은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만족하지 않고 4편을 욕심낸다면 지금까지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관객들도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 시간은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아쉽더라도 그들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추억의 액션 스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시리즈는 의미가 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