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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넷플릭스 영화. 쓸데없이 비정하고, 쓸데없이 다정한, <마이 네임 이즈 벤데타>

by 마인드 오프너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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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국 : 이탈리아

상영시간 : 90분

개봉 : 2022.

감독 : 코시모 고메스

주연 : 알렉산드로 가스만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흔하디 흔한 복수 영화

 

마피아의 본거지 이탈리아에서 만든, 복수를 주제로 한 영화다. 주제가 이미 제목의 벤데타(Vendetta ; 복수, 보복)라는 단어에 드러나 있다. 마피아가 나오는 영화에 으레 장신구처럼 따라다니는 주제가 복수이니 새삼스럽지 않다. 지금까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수많은 영화가 등장했으니 주제의식은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복수 과정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흥행 성적이 달라질 것이다.

마피아하면 떠오르는 게 복수다.


가족을 잃은 전직 마피아의 복수극

 

주인공 산토는 산중에서 사랑스러운 아내와 딸 소피아와 함께 조용히 살고 있다. 어느날 소피아가 산토의 사진을 찍어 SNS로 올리자, 그를 찾고 있던 마피아가 안면인식 프로그램으로 발견한다. 마피아의 해결사들은 산토의 집으로 찾아와 산토의 아내와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산토의 처남을 오인하여 죽인다. 두 사람의 시신을 발견한 산토는 가족의 복수를 하고 딸을 지키기 위해 과거의 해결사로 돌아가 종횡무진 활약을 보여준다.

하....그놈의 SNS 좀 하지 말라고...

 


​상식 없는 부녀

 

보는 내내 의문이 생겼다. 딸을 지켜주겠다면서 죽음이 지척인 복수혈로에 데리고 다니는 건 무슨 생각인가. 딸로 인해 운신의 폭이 제한되고 본인의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 뻔한데 프로 해결사라는 자가 이 정도도 생각하지 못해서야 복수를 할까 싶었다. 딸 소피아는 자신의 잘못으로 엄마와 삼촌이 죽었는데도 그 책임을 아빠에게 떠넘기고 문제만 일으킨다. 심지어 아빠의 당부를 지키지 않고 애인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그마저도 죽게 만든다. 부녀가 어찌 그리 똑같은지.

상식적인 킬러라면 딸은 어디다 숨겨두고 혼자 조직의 두목만 암살하는 게 정상 아닌가?

 


 

전반과 후반이 다른 이야기 전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은 적응과 변신의 천재다. 소피아는 엄마와 삼촌의 죽음을 아빠 탓으로 돌리면서 상종도 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중반부터는 청부살인업자인 아버지의 뒤를 이은 킬러가 되고자 열심히 연습한다. 딸을 지키겠다고 그토록 죽을 힘을 다해 복수를 완수한 아빠는 갑자기 모든 걸 포기하고 경찰의 총에 맞아 자살하는 길을 택한다. 사람이 불과 수십 분만에 이토록 달라지다니 화끈한 이탈리아 사람들이라 가능한 건가.

소피아는 액션과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데다 예상하기 쉬운 캐릭터라  전체적으로 극의 감점요소다.

 


 

NSA를 능가하는 마피아의 정보력

 

이 영화에서 가장 어처구니가 없었던 부분은 마피아의 정보력이다. 미국의 국가정보국이나 CIA도 불가능한 고도의 정보력을 자랑한다. 소피아가 SNS에 올린 산토의 사진을 안면인식 프로그램으로 잡아내고, 두 사람의 소재지를 GPS로 알아내며, 산토의 핸드폰마저 감청해서 이동경로를 파악한다. 아니, 도대체 언제부터 이탈리아 마피아가 007 시리즈의 스펙터를 뛰어넘는 무시무시한 자본력과 정보력을 가지게 되었단 말인가. 이런 정보력을 가지고도 일인의 킬러에게 몰살당하는 집단이라는 설정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무슨 안면인식과 핸드폰 감청이 공무원을 동원하면 다 가능한 것처럼 나온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도 못 잡은

 

감독은 산토라는 인물의 두 가지 면을 부각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과거 조직을 대표하던 청부살인업자로서의 냉혹한 면과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로서의 모습 말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90분짜리 영화에 담는다는 건 상당히 힘에 부치는 일이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결코 두 가지 주제를 비슷한 분량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낳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감독의 과한 욕심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영화가 평균 이하의 수준으로 남은 게 아쉽다.

내가 산토였다면 잡히더라도 소피아와 도망가는 삶을 택했을 것 같은데 자상한 부성애를 보여주려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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