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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희망을 잃은 디스토피아 사회를 부활시킬 유일한 방법은 사랑 ; 보이 킬즈 월드(Boy kills world)

by 마인드 오프너 2024.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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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B급 묵시록 액션

 

세계가 황폐화된 이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많다. 이 영화 역시 자원이 부족하고 독재자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폭력을 오락 삼는 극소수 사이코패스들의 압제에 시달리는 사람들 가운데 혁명을 일으켜 사회를 뒤집어보겠다는 반골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몽적인 메시지를 담은 건 아니다. 그 과정 가운데 사심 섞인 인물들의 조종에 휘둘려 불행한 인생을 살았던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빌 스카스가드와 인도네시아 액션 영화에서 빌런으로 익숙한 배우 야얀 루히안이 출연한다. 매드맥스 풍의 분위기를 기반으로 동남아 액션물을 조합한 느낌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겠다.

독재자에게 공개처형을 당할 순간에 놓은 가족들.


스카드가드집안의 계보가 보이는 얼굴이다.

 

장르 : 액션

제작국 ; 미국

제작 : 2024

상영시간 : 111분

감독 : 모리츠 모어

주연 : 빌 스카드가드


독재자에게 가족을 잃은 소년

 

묵시록적인 세계에서 엄마와 여동생 미나와 살던 소년은 도시의 독재자 반 더 코이 가문의 힐다에게 엄마와 여동생을 살해당한다. 소년은 깊은 숲에 살던 샤먼에게 무술을 수련하면서 복수의 기회를 기다린다. 어느날 마을에 힐다의 부하들이 찾아와 살육을 자행하고 그 상황을 지켜보던 소년은 악당들의 자동차 트렁크에 타고 도시로 진입한다. 무사히 진입했다는 안심도 잠시, 지켜주지 못한 동생을 비롯한 희생자들의 망령에 시달리던 소년은 무심결에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고 체포된다. 힐다의 홍보 담당자는 소년을 포함한 인질들을 라이브 방송에서 공개처형하려 하지만 반체제 게릴라들의 습격으로 쇼는 엉망이 되고 소년은 탈출한다.

소년은 아버지(라고 믿었던 샤먼)에게 무술 훈련을 받으며 복수의 날을 기다린다.


뒤집히는 과거와 밝혀지는 진실

 

탈출 과정에서 게릴라들은 모두 쓰러지고 소년은 힐다를 만난다. 힐다의 방에 들어서면서 소년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벽에 걸린 사진 속에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과 힐다가 함께 있었던 것. 즉, 원수인 줄 알았던 힐다가 사실은 자신의 친모였던 것이다. 이때부터 소년의 기억은 새롭게 정립된다. 그 과정에서 스승이자 아버지인 줄 알았던 샤먼이 실은 소년 자신이 권총으로 쏴죽인 가족의 가장이었으며 복수를 하기 위해 원수의 아들을 도구로 키웠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게다가 힐다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소녀는 소년이 그토록 사랑하던 여동생 미나였다. 남매였지만 어른들의 왜곡된 욕망과 복수심에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온 두 사람은 어떤 결과를 선택할 것인가.

원수인 줄 알았던 힐다는 뜻밖에도 소년의 친모였다!


피칠갑 난무하는 B급 액션

 

B급 액션 영화를 표방하니만큼 액션 역시 대단히 잔혹하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이나 가이 리치 감독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연출 과정에서 타란티노의 번뜩이는 재치나 가이 리치의 현란함은 누락되었다.(그러니까 B급인 거다.) 단지 잔혹하기만 한 액션에서 멈추었다는 점이 아쉽다. 사실은 이게 쉬워 보여도 대단히 어려워서 잔혹한 장면 가운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거나 세련된 느낌을 주거나 이야기 전개에 필수불가결하다는 공감을 극중에서 재현해낼만한 감독이 손에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없지 않으니 수요가 있긴 하겠다만 개인적인 취향에서는 그다지 호감가는 편은 아니다.

b급 액션 영화이지만 손발이 날아가는 장면을 포함한 잔혹한 장면들이 춤을 춘다.


실낙원에서 다시 희망을 찾은 남매

 

극중 반전은 미나로부터 시작된다. 힐다는 소년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았지만 샤먼에 의해 세뇌된 암살도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미나에게 처형을 명령한다. 이미 힐다의 명령을 전달받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처형해 온 미나는 이번에도 소년을 죽이려 한다. 이때 소년이 어린 시절 미나가 보여준 손동작을 보여주자 어린 시절 실종된 오빠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충격적인 사실에 미나는 동작을 멈추고 갑자기 태도를 전환하여 엄마인 힐다를 죽인다. 이제 체제의 숙청 대상이 된 남매는 힘겹게 사지를 탈출한 후 샤먼마저 제거한다. 만신창이가 된 미나를 부축한 소년은 폐허가 된 독재자의 잔재를 떨어내고 과거의 추억을 다시 부활하여 새로운 낙원을 건설할 희망을 꿈꾼다.

한때 독재자 정권에서 탈출해서 행복한 나라를 꿈꾸던 여동생 미나는 엄마의 명령을 충실하게 따르는 살인기계가 되어 있었다.


사랑은 모든 악을 극복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피가 난무하고 사지가 절단되는 잔혹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등장하지만 정작 이 영화는 어울리지 않게도 ‘사랑이 그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임을 강조한다. 사랑을 다시 찾기 위해 방해가 되는 악당들을 다 없애야 한다는,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 부조화에도 말이다. 서로 악의를 가진 힐다와 샤먼에 의해 원치 않는 삶을 살아온 소년과 미나는 이제 서로를 구원의 동반자로 삼아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달려나간다. 놀랍게도 이 결말은 어린 시절 미나가 그렸던 한 장의 그림 속에 표현된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어린 시절 나누었던 한 조각에 불과한 남매 간의 사랑은 그 모든 재난을 이겨낼 정도로 위대했다.

힐다를 제거하고 자신을 복수의 도구로 키운 샤먼도 제거한 소년. 그의 앞날엔 어떤 미래가 펼쳐져 있을까?

 

 

★★☆

 

 

 

 

▶️ Boy Kills World - Official Trailer

Watch Trailer | 2:33

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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