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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테러리스트 진압 특수부대에 탑건에 국뽕까지 어지럽다, 어지러워... <특수부대 스카이 헌터 Sky Hunter, 空天獵> 스토리와 결말

by 마인드 오프너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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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리천이 스스로 빛나기를 바라기 이전에 영화의 흥행과 완성도를 신경 썼어야 했다.

장르 : 액션, 전쟁

제작국 : 중국

상영시간 : 115분

개봉 : 2018.09.03.

스트리밍 : 왓챠, 웨이브

감독 : 리천

주연 : 리천, 판빙빙

등급 : 12세 이상


이제 중국영화는 별 한 개에서 시작하자

 

에효. 기대를 말자. 매번 속으면서도 혹시나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이지. 영화를 늘 그렇게 만드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너희들이 무슨 잘못이겠니? 뭔가 중국의 전투기를 소재로 독특한 공중전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까?라는 기대를 하고 본 영화 <스카이헌터>는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잡종 국뽕 영화였다. 이제 중국 영화는 별 한 개를 기정사실로 하고 봐야겠다는 결심을 굳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굳이 작전 중인 오토바이와 비행기를 한 화면에 넣어서 보여줘야 했니?


이것저것 섞어 놓은 볶음밥식 이야기

 

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우디(리천), 하오천(왕첸웬), 야리(판밍밍)는 각 분야 최고로 활약하며 특수부대인 스카이헌터 요원으로 선발된다. 우디의 윙맨 하오천은 중국 접경의 마부에서 교관으로 생활하던 중 테러 단체의 습격을 받아 인질이 된다. 테러리스트들은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며 대장의 석방을 요구한다. 중국 정부는 스카이헌터 요원들을 기지로 잠입시키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디와 부대장이 출격한다. 하지만 목적지로 가는 중 테러리스트들이 쏜 지대공 미사일에 부대장이 중상을 입고 우디만 다시 출격한다.

산악지형과 레이다를 피해 잠입한 우디는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와 레이더 기지를 파괴한 후 발사 직전의 탄도 미사일마저 무력화한다. 테러리스트이자 마부 공군 지휘관이던 조종사는 전투기를 타고 중국인 인질들이 탄 야리의 헬기를 공격하지만 우디의 목숨을 건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하오천은 교관으로 일하던 중 테러리스트들의 습격을 받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

 

영화 홍보 포스터는 중국 버전 탑건을 연상케 한다. 주인공인 우디가 테러리스트이자 일급 전투기 조종사와 맞짱을 뜰 기세로 노려보고 있는 장면 덕분이다. 정작 내용은 어지럽다. 스카이헌터라는 특수부대의 대원을 뽑기 위한 과정이 지루하고 장황하게 소개된 후 공군 조종사에게 이런 훈련을 왜 시켜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훈련들이 이어진다. 부대장은 본부에 남아 있지 않고 왜 출격을 하며(!), 문제의 레이더는 굳이 전투기가 아니어도 특수부대가 파괴하는 게 더 나았을 것 같은데 쉬운 작전을 어렵게도 진행한다. 뜬금없는 테러리스트들의 출현도 난감하거니와 탄도미사일의 발사 암호를 너무나 쉽게 해석하는 것 또한 황당할 뿐이다.

공군 에이스와 잠입전문부대와 IT 전문요원과 헬기 조종수가 모두 필요한 부대는?


탑건이야? 테러진압부대야?

 

‘스카이헌터’라는 부대의 정체성이 모호하다. 헬기 조종사, 잠입과 테러를 하는 특수부대원, 공군조종사를 포함하는데 이들을 한군데로 몰아놓은 의도를 모르겠다. 미국의 실(SEAL)과 같은 부대를 흉내낸 것처럼 보이지만 작전이 진행되는 정황을 통해 추측해 보면 스카이헌터는 육로를 통해 목표지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와 구출팀, 혹시나 모를 공중전에 대비해서 이들을 후방지원하는 전투기 부대가 팀을 이룬다. 아무리 양보해도 스카이헌터에 전투기 조종사들이 소속될 이유가 없다. 그런데 부대장은 공군 조종사다.

용도와 주특기가 다른 부대원들을 모아놓고 ‘우리는 같은 부대다’라는 걸 입증하려다 보니 작전 경로가 꼬이고 이야기 전개도 지루해진다. 게다가 스카이헌터의 복장과 장비는 중국군인지 미군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중화주의’의 국뽕은 언제나 그렇듯이 덤이다.

스카이헌터 부대장은 대원들에게 이상한 훈련을 시킨다.


중국 아니면 생각 못할 공중전

 

공중전 영화를 좋아해서 항공기 영화는 기를 쓰고 보는 편인데 <스카이헌터>에서는 지금까지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구경할 수 없는 진기한 공중전 장면이 등장한다. 역시 중국인들의 발상 아니면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장면이다. 테러리스트 지휘관이자 전투기 조종사가 야리의 헬리콥터를 미사일로 격추하려는 순간 우디가 자신의 전투기로 몸빵(?)을 한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우디의 전투기는 피해가 거의 없는 반면 적의 전투기는 조종석 뒷부분이 몸체와 칼같이 분리된다. 우디는 그렇게 인질들과 야리를 구한 후 추락 직전의 전투기를 몰고 기지에 무사히 착륙한다.

앞으로 공중전 시 탄약과 미사일이 떨어지면 전투기 기체로 상대방을 들이받을 것! 새로운 전술이다.


​감독이 주연을 겸할 경우의 폐해

 

​<스카이헌터>는 이전까지의 공중전 영화를 많이 카피한 느낌이다. 오프닝 장면에서 기체를 적기 위에 위치한 후 조종석을 뒤집고 가는 장면은 <탑건>에서 매버릭이 연출한 장면과 일치한다. 공중전의 기본 구도와 비행 장면 연출은 나쁘지 않지만 그 정도는 한국 영화에서도 충분히 표현 가능한 수준이다. 오히려 중국인 조종사들의 전투기 조종 실력을 근거 없이 월등하게 표현해서 코웃음만 나온다. 특히 라스트 씬의 해피엔딩은 감독인 리천이 주연까지 맡은 부작용이라 할 만하다. 감독이 극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배우들의 연기를 이끌어갈 생각보다는 본인의 역을 더 부각시킬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영화가 잘 만들어질 리가 없지 않은가.

전투기의 소닉 붐으로 인질을 구출한다는 기발한 설정 역시 이 영화의 백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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