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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뒤로 갈수록 장르적 흥미를 상실하는 저격수 체포 액션 영화, 쉐일린 우들리의 ‘투 캐치 어 킬러’

by 마인드 오프너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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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해낼 것 같은 포스이지만 여주인공의 활약은 극히 미미하다.

장르 : 액션/범죄/미스터리/스릴러

국가 : 미국

제작 : 2023

상영시간 : 119분

감독 : 데미안 스지프론

주연 : 쉐일린 우들리


신원미상의 저격수를 잡아라!

 

이 영화처럼 제목을 직관적으로 짓는 경우를 본 적이 거의 없다. 투 캐치 어 킬러(To catch a killer)라니. 이 영화가 어떤 줄거리를 갖고 있는지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수의 군중을 무차별로 사살한 저격수를 잡기 위해 FBI와 경찰이 수사를 벌이는 영화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미는 신년 파티를 신나게 즐기고 있는 젊은이들을 저격수가 난사하여 살상하는 오프닝 시퀀스다. 죽어 넘어진 시신을 피해 혹시나 총알에 맞을까 도망치는 생존자들과 현장에 출동한 경찰, FBI들이 어울리면서 이야기에 기대감을 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재미는 여기까지였다.

램마크 요원과 엘레노어의 만남.


이유를 알 수 없는, 여경의 수사 참여

 

영화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는 FBI 요원 램마크와 볼티모어 경찰인 엘레노어다. 그런데 램마크가 엘레노어를 수사팀에 포함시키는 과정에 무리수가 있다. 단지 엘레노어의 직감을 보고 그런 결정을 내린다는 건 수사팀 지휘자라고 해도 상당한 모험이다. 결과적으로는 주인공인 엘레노어를 위한 조각 맞추기 느낌이 강하다. 설정이 어수룩하다 보니 엘레노어는 램마크의 뒤치다꺼리만 하는 존재가 된다. 상영시간 절반이 되도록 두 사람은 범인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액션도, 미스터리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건지지 못한다.

실질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야 할 베테랑 요원인 램마크는 전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점점 맥이 빠지는 이야기

 

이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갔어야 했다. 정신 이상 저격수가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이 뻔하기 때문이다. 램마크와 엘레노어의 제휴가 빠른 시간 내에 정립되고, 저격수가 남긴 단서를 추적하는 과정에 집중해야 했다. 저격수 역시 교묘한 단서 남기기와 가짜 증거 등으로 수사에 혼선을 빚어야 했다. 하지만 램마크는 무능한 FBI 동료와 상사, 다른 기관과 싸우느라 수사에 집중하지 못한다. 엘레노어는 무력감과 죄책감에 휩싸인 채 고민만 한다. 차라리 <크리미널 마인드>나 <보슈>와 같은 미드의 전개 과정을 참고했더라면 어땠을까?

최소한 범인의 신원 정도는 찾아냈어야 하는 수사팀의 3인방


어설픈 베테랑, 노련한 신참

 

램버트 특수요원이 백전노장이고, 엘레노어는 경험이 부족한 신참이었음에도 영화의 결말에서는 설정이 뒤바뀌고 만다. 저격수를 추적하고 있음에도 가장 유력한 용의자에 집에 들렀을 때 저격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결과 램마크는 저격수 범인의 총탄을 맞고 어이없이 사망한다. 엘레노어는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낼 뿐만 아니라 저격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힌다. 수많은 FBI요원들이 그냥 지나친 사실을 엘레노어는 그녀만의 직감으로 발견하는데 과연 타고난 능력자답다. 이럴 거면 차라리 배역을 바꾸지 뭐하러 힘들게 램버크 역을 만들었는지.

그래도 결말에서 우격다짐으로 한 건 하는 엘레노어.


수사 기관의 갈등을 비꼬는 고도의 돌려까기?

 

범인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 이어지는 결말은 이 영화 최대의 반전이다. 오래 전 엘레노어 선발을 거절했던 FBI 램마크의 상사가 영구적인 정보분석가 자리를 제안한 것. 수사 과정에서 방향을 잘못 잡은 나머지 부수적인 피해를 야기한 본인들 실수를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말라는 청탁의 표시다. 이쯤 되면 유명한 짤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거절하기에는....너무 많은 돈이었다.” 그렇다. 이 영화는 미스터리 액션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갈등과 공적 세우기 경쟁으로 인한 무고한 피해와 무능을 돌려 까는 고도의 메타포였던 것이다.

평생 FBI 정보분석원을 제안받는다면....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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