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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안드로이드가 가야 할 곳은? <Zone 414 ; City of Robots>

by 마인드 오프너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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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피어스는 최근 필모그래피가 영 시원치 않다.

 

장르 : SF 스릴러

제작국 : 영국

상영시간 : 98분

제작년도 : 2021

감독 : 앤드류 베어드

출연 : 가이 피어스, 마틸다 러츠

 


 

SF영화는 거의 대부분 암울한 인류의 미래를 그린다. 핵전쟁으로 폐허가 되거나, AI의 역습으로 인간이 노예처럼 살거나,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뿐이다. <Zone 414>는 소재는 다르지만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인류가 시대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스스로 만들어낸 창조물에 의해 파멸하는 미래가 있을 뿐이다.

 

 

영화의 무대는 414구역이다. 정부와 민간 기업 베이트 사가 함께 조성한, 일종의 특수구역이다. 이곳에서는 베이트 사가 만든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아무 제한 없이’ 교류할 수 있다. 여기서 교류라 함은 성 매매나 다름없다. 남자 혹은 여자가 이성 안드로이드를 찾아 비틀린 성적 욕망을 해결하는 곳이다. 인간들은 이성 안드로이드 심지어 동성 안드로이드에게 변태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지불한다. 덕분에 베이트 사는 번창 중이다.

 

 

데이비드(Guy Pearce)는 전직 형사이자 사립탐정이다. 베이트 사의 의뢰를 받아 안드로이드를 처리한다. 안드로이드가 눈물을 보이며 살려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소용없다. 데이비드는 가차 없이 사형을 집행한 후 기억장치를 꺼낸다. 안드로이드가 아무리 인간과 흡사해도 기계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베이트 사 회장 말론은 데이비드를 소환한 후 200만 파운드를 주겠다며 딸 멜리사를 찾아달라고 요청한다. 멜리사 때문에 414 구역에서 말썽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론은 414구역에 가면 베이트 사에서 만든 최고 수준의 안드로이드 제인(Matilda Lutz)을 만나라고 지시한다. 제인이 멜리사의 소재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임무를 실패한다. 데이비드와 제인은 목을 매고 죽은 멜리사를 발견한다. 자살처럼 보이게 위장했으나 노련한 데이비드는 누군가 멜리사를 살해했다고 확신한다. 멜리사는 안드로이드 산업을 유지하길 원했던 추악한 욕망으로 인해 죽음을 당했다. 성(性)을 예찬하는 욕망의 끝에는 결국 돈이 있다. 부끄러운 줄 모르고 질주하는 욕망의 춤사위를 보노라면 AI는 선보다 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다가온다.

 

 

이 영화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이야기나, 남녀 주인공, 배경이 흡사하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만 비슷해 보일 뿐이다. 관객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깊이 있는 이야기로는 나아가지 못한다.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데커드(해리슨 포드)의 정체를 두고 몇 년 동안이나 관객들끼리 논란을 주고 받았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죽음을 받아들였던 로이(룻거 하우어)와 레이첼(숀 영)은 인간의 기준이란 과연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Zone 414>에서는 캐릭터가 고민을 하지 않는다. SF의 익숙한 모습만 나열하다 끝난다. 고전이 괜히 생명력이 긴 게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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