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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공포가 초래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 <썸 오브 올 피어스>

by 마인드 오프너 202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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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스릴러, 액션, 드라마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23분

개봉 : 2002.08.02.

감독 : 알덴 로빈슨

주연 : 벤 애플렉, 모건 프리먼

등급 : 12세 관람가

 


테크노 스릴러의 창시자이자 생존 당시 책 한 권당 4천만불의 무시무시한(?) 계약금을 받았던 톰 클랜시의 연작 중 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잭 라이언은 톰 클랜시 월드에서 CIA 분석관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마침내 미국 대통령까지 오르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잭 라이언 역으로는 해리슨 포드, 알렉 볼드윈, 벤 에플렉 등 정상급 스타들이 거쳐갔다.

 

 

영화의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공포의 총합’이라니. 지구를 수십 번 전멸시키고도 남을 핵전력을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가 까딱 잘못하면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 행동의 근거는 논리와 합리가 아니라 ‘우리가 먼저 발사해야 승리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공포에서 비롯된다.

 

 

핵미사일의 위협은 일반적인 재래무기의 위협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핵의 위협으로 인한 공포는 객관적인 사리판단을 방해한다. 일단 쏘고 보자는 심리가 우선한다. 심리학에서는 긴급한 상황에서 온유한 대책을 선택하면 우유부단하고 약해 보이는 단점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이 내심과 다르게 극단적인 선택을 따른다고 지적한다. 핵미사일을 쏘지 않으면 우리와 가족이 죽는다는 강경파들의 주장 앞에 온건파들의 설득이 먹힐 리가 없다.

이성은 공포 앞에서 무력하다.

 

사건의 발단은 이스라엘에서 실종된 핵탄두이다. 현지 아랍인들은 고철인 줄 알고 핵탄두를 수거한다. 이들로부터 핵탄두를 사들인 신나치주의자들은 러시아 핵과학자들을 동원하여 핵폭탄을 제작한 후 미국 본토로 보내어 터뜨린다. 폭탄이 터질 당시 인근에 있던 대통령은 부상을 당하고 에어포스 1으로 피신하고 CIA국장은 현장에서 사망한다.

 

 

대통령 보좌관들과 군장성들은 두려움으로 인해 러시아를 선제타격하자고 주장한다. 강경파들의 주장에 의해 대통령은 발사를 해야할지 주저한다. 이때 미국과 러시아 핫라인에 잭 라이언이 등장해서 자초지종을 밝힌다. 핵폭탄은 미국에서 만든 것이었으며 두 나라의 핵전쟁을 유발하기 위한 신나치주의자들의 소행이었다고 밝힌 것이다.

핵전쟁을 막으려는 잭 라이언. 그러나 군 수뇌부는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공포로 인해 이성이 마비된 군 수뇌부와 보좌관들은 잭의 정보를 믿지 않으려 한다. 편향적인 정보 선택으로 인해 객관적인 분석 능력을 상실한 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핵미사일 발사가 30초 남은 순간 러시아 네메로프 대통령은 먼저 전시체제를 해제하는 모험을 한다. 공포로 인한 그릇된 결정 앞에 유일한 해결책은 상대방을 믿는 것 밖에는 해답이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탁월한 원작을 기반으로 했기에 영화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잭 라이언의 리즈 시절과 그를 대신해서 첩보 작전을 수행하는 존 클락(리브 슈라이버)을 보는 것도 반갑다. 캐봇 CIA국장의 모건 프리먼은 노련하고, 네메로프 러시아 대통령 역의 시아란 힌즈는 진짜 대통령보다 더 대통령스럽게 다가온다. 이야기와 캐릭터가 급박한 리얼리티를 창조한다.

요새는 좀 뜸한 시아란 힌즈.  러시아 대통령으로는 최적의 인물이다.

 

캐릭터도 캐릭터거니와 발군은 원작의 스토리텔링이다. 당시 미국 내에서 견줄 인물이 없을 정도로 해박한 군사 지식에다가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망을 교묘히 엮어 늘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던 톰 클랜시의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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