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
- 7.8 (2010.04.22 개봉)
- 감독
- 캐서린 비글로우
- 출연
- 제레미 레너, 안소니 마키, 가이 피어스, 랄프 파인즈, 브라이언 게러티, 데이비드 모스, 에반젤린 릴리, 크리스찬 카마고, 샘 레드포드, 크리스토퍼 라이언 윈터스, 수하일 다바치, 크리스토퍼 사예, 나빌 코니, 샘 스프루엘, 페이살 사도운, 배리 라이스, 이마드 다두디, 에린 간, 저스틴 캠벨, 말콤 바렛, J.J. 칸델, 마이클 데상트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여성이지만 남성감독 못지 않게 액션과 전쟁 분야에서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그녀가 만든 영화 중에는 흥행에서 성공한 작품도 있지만 작품성은 좋은데 대중성이 부족해서 흥행을 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녀의 흥행작으로는 키아누 리브스와 패트릭 스웨이지를 앞세운 [폭풍속으로]를 들 수 있겠네요. 해리슨 포드를 주연으로 한 [K-19위도우메이커]는 안타깝게도 흥행에서 실패하는 바람에 6년이라는 긴 시간을 재야에 있어야 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그녀는 가만히 놀고 있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아온 그녀는 이전과는 다른 연출 기법을 보여주며 이색적인 전쟁영화를 만들어서 내놓았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촬영 당시에는 무명이었던 제레미 레너와 앤서니 마키를 투톱으로 내세운 [허트 로커(Hurt Locker)]였습니다.
[허트 로커(Hurt Locker)]는 임시급조폭발물(IED)를 해체하는 미군 폭발물 해체반(EOD)의 일상을 다룹니다. 대기-출동-폭탄 해체 – 대기의 단조로운 반복이지만 이 과정이 그 어떤 전투 액션 씬보다도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액션이 선사하는 재미를 중심으로 다루는 다른 전쟁 영화와 다른 점은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맛보는 작전과 전투 경험이 평범한 일상에서는 도저히 재현할 수 없는 강렬하고도 자극적인 영향과 기억을 선사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로 인해 전쟁터에서 고향으로 돌아와도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전쟁터로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거죠.
감독의 이러한 주장은 영화 첫머리에 War is Drug이라는 문장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EOD의 새로운 분대장으로 온 윌리엄 제임스 중사는 무려 870번이 넘는 작전을 통해 모든 폭탄을 성공적으로 해체하면서 생사의 경계를 오가는 순간을 즐깁니다. 이 경험이야말로 그가 살아가는 이유였죠.
폭탄을 두른 아랍남자를 구하지 못한 자책감과 능력에 대한 한계를 절감하고 아내와 아들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윌리엄 제임스의 머리 속에는 늘 전장에서 경험한 자극적인 순간들이 엔돌핀처럼 돌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시리얼을 골라야 하는 순간이 되자 제임스의 머리 속에서는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폭발합니다.
결국 제임스는 아내와 아들을 놔두고 다시 살 떨리는 전쟁터로 돌아갑니다. 그에게 계속적인 임무 성공과 아찔한 쾌감이 있는 인생이 기다릴지, 아니면 실수나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폭탄이 폭발하여 시신도 못남기는 죽음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기에 책임을 져야겠지요. 하지만 스스로 전쟁터로 향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점을 알면서도 향할 수밖에 없는 군인들의 상처는 어떻게든 치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팬이라면 넷플릭스에서 꼭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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