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활한 보슈
시즌 7로 마감을 예고했던 아마존 프라임의 인기 드라마 보슈가 극적으로 부활했다.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 <해리 보슈> 시리즈'를 원작으로 아마존 스튜디오에서 2014년 파일럿 방영을 시작한 <보슈>는 2021년까지 시즌 7까지 제작하고 마무리된다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시즌 7 엔딩에이어 스핀오프인 <보슈 : 레거시>가 제작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이 정도면 스핀오프가 아니라 그냥 다른 시즌 수준). 반응도 좋아서 시즌 2 제작이 확정되었다.
동시에 진행되는 여러 에피소드들
<보슈 : 레거시>는 보슈 시리즈 19권인 <The Wrong Side of Goodbye>을 기반으로 한다. 시리즈가 으레 그렇듯이 한 사건만을 다루지는 않으며 보슈와 메디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사건을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준다. 보슈의 경우 억만장자 밴스의 아들 찾기와 펀드 매니저 칼 로저스 사건, 거리에서 살해된 의사 살인범 찾기를 주로 다루며 갓 경찰이 된 딸 매디는 신참으로서 경찰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상매체의 특성 상 이처럼 다양한 사건을 동시에 보여주는 게 훨씬 극적이고 속도감이 있다.
퇴직과 함께 더욱 과감해진 보슈
스핀 오프에서는 보슈가 LA경찰국에서 퇴직하여 사설탐정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슈는 퇴직하고 나서야 경찰 동료들이 얼마나 일을 안일하게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기본적인 CCTV확인조차 하지 않고 인종차별적인 생각으로 흑인을 구속한 것이다. 보슈는 사건을 직접 조사하고 결과를 USB에 담아 형사에게 전해주고 바로잡으라고 충고한다. 보슈의 날카로운 지적에 형사는 아무말 하지 못하고 USB를 받아든다.
땅굴쥐 시절의 보슈 소환
보슈는 베트남 파병 시 베트콩들이 숨어 있는 땅굴에 들어가 파괴하고, 그 안의 베트콩들을 사살하는 땅굴쥐였다. 보슈가 타인들보다 담대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밴스의 유산 상속을 방해하려는 CEO의 명령을 받은 전직 총경이자 변호사가 상속자를 죽이려 킬러를 고용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보슈는 대노한다. 보슈는 전직 경찰이자 탐정으로서 선을 넘고 만다. 변호사를 납치해서 물고문 협박을 하며 킬러의 소재를 다그친 것이다. 겁에 질린 변호사는 정보를 토설하고 보슈는 킬러를 유인한 후 속임수를 써서 살해한다.
쫀쫀하고 감칠맛 나는 구성
보슈 시리즈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당연히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중심이다. 스핀 오프 역시 이러한 콘셉에서 벗어나지 않고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재미를 증강하기 위해 다양한 설정을 더했다. 아날로그 세대인 보슈의 행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IT 전문가를 파트너로 붙였다. 경찰일 때는 할 수 없었던 불법 침입, 살인도 필요하다면 실행함으로써 액션 비중을 강화했다. 독고다이였던 원작에 비해 하니 타일러와 메디의 비중을 높여서 캐릭터 간 비중의 균형을 맞춘 점도 좋다.
비중이 높아진 조연들
스핀오프에서 비중이 제일 높아진 역은 보슈의 딸 메디다. 본편에서는 고등학생으로 나오던 메디는 학교를 졸업하고 경찰이 되어 일선에 투입된다. 생각했던 이상과는 많이 다른 현장 상황과 부패 경찰의 모습을 보며 고민하는 메디의 모습이 자주 드러난다. 톰 크루즈의 전 부인인 미미 로저스는 탁월한 변호사 하니 타일로로 등장한다. 시즌 7에서 암살당할 뻔 했던 그녀는 스핀오프에서 적이었던 보슈와 팀을 이루어 사건을 조사하며 맹활약한다.
기대되는 시즌 2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푼 후 여유를 즐기던 보슈는 메디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자동차 열쇠가 그대로 있고 창문이 열린 것을 본 보슈는 딸이 납치되었다고 직감한다. 시즌 2를 위한 흥미로운 떡밥을 던진 후 최종장을 마무리하는 영리한 선택을 한 셈이다. 스핀 오프의 경우 본편보다는 반응이 약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보슈의 경우에는 보기 드문 결과를 보여주면서 제작진을 고무시키고 있다. 시즌 2가 몹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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