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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그 동안의 흥행과 성공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걸까? 아쉬웠던 SF판타지, [외계+인]

by 마인드 오프너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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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처럼 <외계+인>도 등장인물이 많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에 대한 평이 워낙 안 좋아서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는데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이전까지의 국내 SF영화들이 갖지 못한 장점도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개봉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손익분기점인 750만 관객에 한참 못 미치는 150만 관중에 그치면서 망했다는 분석이 대부분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영화를 보니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이유를 알겠더군요. 스펙타클합니다. 볼거리도 많아요. 아이디어와 상상력도 차고도 넘칩니다. 그런데 차고 넘치는 아이디어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모든 걸 다 보여주려다 보니 복잡해지고, 산만해졌습니다.

 

최동훈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욕망을 거의 제어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동안 그가 보여준 흥행 성적 때문일 겁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영화계의 흥행 보증수표였잖아요. 이번에도 실패할 리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봅니다. 최동훈 감독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 결과 하나의 영화 속에 완전히 다른 두 영화를 구겨 넣었습니다. 시간여행을 다루는 영화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개연성을 확보하는 것도, 리얼리티와 과학적인 이론을 뒷받침하는 게 만만치 않거든요. 그렇다고 구성을 너무 치중하면 관객의 불평이 생깁니다.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와 시간 여행의 개연성 어딘가에 타협을 하는 게 무척이나 난이도 높은 과제입니다.

 

그런데 제작진은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맙니다. 각기 다른 시대 배경을 가진 현대, 고려 편을 만들고 2시간 20분이나 되는 상영 시간 동안 계속 번갈아 보여줍니다. 좋게 보면 새로운 시도지만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무지의 결과였습니다. 제작진은 영화를 편집하면서 수백, 수천 번 봐서 다 알지만 관객은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두 편의 영화를 따라가기에 급급합니다. 반응이 좋으면 이상한 거죠.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가드가 외계인 죄수를 인간들에게 가두는 장면입니다. 하고 많은 표현 방법 중에서 하필 촉수를 골라야 할 필연성이 있었던 거였나요? 시간여행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가드가 고작 촉수를 이용해서 죄수를 가둔다는 설정에서 갑자기 이 영화 전체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습니다. 인류 입장에서는 가드나 설계자나 어차피 똑같은 적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면이었으니까요.

 

1,2부 합쳐서 러닝타임이 5시간 가까운 대작을 만들면서 고작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로 그친 것도 아쉽습니다. 어쩌면 이건 우리 영화계의 구조적인 문제라 쉽게 고쳐지지 않겠지만 할리우드 대작 SF영화의 경우 미래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토론 거리를 남긴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답답하기까지 합니다.

 

결과론이지만 2부작이 아니라 OTT물로서 6부작 이상의 미니 시리즈 드라마나 고려/현대/근미래 3부작으로 제작했다면 어땠을까요. 각편마다 대표 장르 특성을 살리면서 배경이나 등장인물들을 이해할 수 있어서 관람하기 훨씬 편했을 거 같습니다.

 

[외계+인]의 흥행 실패가 차기 SF 영화의 기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뭐든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상 궤도에 오르는 법이니까요. 최종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제 평점은 ‘시도는 좋았다’ 입니다.

 

 

 

압도적!

좋은데?

시도는 좋았다

그냥저냥

시간이아까워

장난해?

 

 

 

 

https://youtu.be/obt7rjZEMJ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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