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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조 올로클린 시리즈 3.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부식되는 남자의 인생, <산산이 부서진 남자>

by 마인드 오프너 202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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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보텀 지음 |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5년 10월 08일 출간

 


호주 최고의 범죄소설가가 탄생시킨 캐릭터

호주 제 1의 범죄소설가로 꼽히는 작가가 있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에서 2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700만 부 넘게 팔렸다. 스티븐 킹, 리 차일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마이클 로보텀이 그 주인공이다. ‘호주의 에드거 상’으로 불리는 네드 켈리 상과 CWA 골드대거상을 수상했다. 마이클 로보텀이 창조한 캐릭터가 조 올로클린이다. 조 올로클린은 임상심리학자이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서 활동이 부자연스럽지만 기민한 추리로 잔혹한 범죄자들의 내면을 읽어내 사건을 해결한다.

 


 

마인드 헌터가 실제로 있다고?

타인의 심리를 조종해서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믿기 어렵지만 실제로 이를 현실로 옮긴 인물이 있으니 장담하지 말자. 피터 도넬리는 수백 명의 여성들에게 전화를 건 후 협박을 한 끝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했다. 마이클 로보텀은 이 사례를 알게 된 후 <산산이 부서진 남자>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소설 속의 범인은 군에서 상대방의 심리를 조종하는 기법을 완벽하게 익힌 인물이다. 그는 피해자가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먼저 만들고 난 후 의도대 조종한 끝에 절망 속에서 자살하게 만든다.

 


그녀들이 자살한 이유

크리스틴이라는 여성이 빌딩 옥상 끝에서 자살을 하려고 한다. 조 올로클린은 그녀를 설득해서 자살을 멈추려 하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만다. 크리스틴은 핸드폰을 든 채로 “당신은 이해 못 해”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투신하여 삶을 마감한다. 경찰은 사건을 자살로 처리하려 하지만 올로클린은 절대로 자살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올로클린의 생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비슷한 사건이 계속 일어난다. 경찰은 그제서야 연쇄살인사건으로 단정하고 올로클린과 함께 범인 찾기에 나선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

제목을 상기해보자. 도대체 산산이 부서진 남자는 누구일까. 여자들을 조종해서 자살로 몰아간 범인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탁월한 커리어를 보내고 있었지만 의처증으로 인해 인생을 망친다. 조 올로클린 역시 부서진 남자로 볼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파킨슨병으로 인한 신체기능의 상실이 원인이고 이차적으로는 아내의 외도로 인한 것이다. 올로클린 역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범인과 다르지 않은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가족사

이 책의 면수는 656쪽이나 된다. 일반 단행본의 세 배다. 독서를 어느 정도 한 사람이라도 한 번에 읽기에 부담스러운 분량이다. 면면을 가만히 뜯어 보면 굳이 600페이지가 넘어야 할까 싶다. 조 올로클린 시리즈에는 그의 가족사가 상당 부분 등장하는데 딱히 걷어내도 이야기 진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의 아내가 불륜을 하든 말든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다. 진행의 속도감을 떨어뜨리고 몰입만 방해할 뿐이다. 이 부분만 줄여도 4-500페이지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독자도 읽기 쉽고, 작가도 집필이 편하고 일거양득 아닌가.

 


나라면 과연 그랬을까

범인이 피해 여성들을 협박하고 자살하게 만드는 장면을 읽으면서 과도한 감정 이입을 해 보았다. ‘과연 나라면 피해자처럼 행동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살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 속 여성들의 모성애가 특출나고 나의 부성애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개죽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식을 살리려고 내가 죽는다고 범인이 자식을 안전하게 보내준다고 누가 보장한단 말인가? 냉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범인의 지시를 거부하고 수사에 나서는 게 맞다. 범인의 의도를 모르는 한 지시대로 끌려가는 건 범인의 욕망만 충족시킬 뿐 사건 해결이나 나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게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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