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문화

스러져가는 거장의 흔적만 가득한 올리버 스톤의 액션 범죄물, <파괴자들>

by 마인드 오프너 2022. 9. 30.
반응형

포스터마저 산만하다.

 

장르 : 액션, 범죄, 스릴러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31분

개봉 : 2012.10.31.

감독 ; 올리버 스톤

주연 : 테일러 키취, 애런 존슨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나이에 장사 없다

사람에게 가장 큰 적은 세월이다. 세월은 사람에게 젊음과 에너지와 상상력을 앗아간다. 나이 먹으면 사회에서 폐물 취급당하는 이유가 있다. 이 세 가지를 빼앗긴다는 건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크리에이터에게는 재앙이다. 그래서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명언이 생긴 건지도 모른다.

이 작품이 올리버 스톤의 연출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80-90년대에 <플래툰>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으로 할리우드를 호령하던 명감독이 이렇게 쇠락하다니. 실상 올리버 스톤이 그동안 만들었던 작품들을 짜깁기한 모양새에 지나지 않는다. 난잡하고 어수선하다.

 

올리버 스톤의 쇠락 징후는 계속되고 있다.

 


 

욕망을 추구하다 파멸하는 2남1녀

미 해군 특수부대 출신인 촌(테일러 키취)과 고교 동창 벤(애론 존슨)은 대마를 재배해서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1천만 명이 넘는 단골이 생기면서 사업은 크게 성장하지만 이들을 못마땅하게 여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합작을 제안한다. 말이 합작이지 사실은 두 사람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겠다는 협박이었다.

두 사람이 카르텔의 제안을 거절하자 카르텔의 하수인 라도는 두 사람의 공동연인인 O를 납치해서 계약 이행을 강요한다. 촌은 특수부대 동료들을 동원해서 복수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카르텔 최고 두목인 엘레나의 딸을 납치하여 인질교환을 제안한다. 그릇된 욕망을 추구하다가 파괴적인 결과를 낳은 2남 1녀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남자 2명이 여자 1명을 공유하는 색다른 연인 시스템(?)

 


 

감독의 욕심으로 파멸한 영화

촌과 벤은 포기했어야 할 욕망인 마약사업을 포기하지 않은 대가로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서 이탈했다. 이들의 모습을 연출한 올리버 스톤은 그 과정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나 보다. 막상 본인도 연출 과정에서 과도한 욕망을 버리지 못한 탓에 영화를 망쳤다.

일단 구성부터 복잡하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행동이 각기 제각각이고 서로 분절되어 있어 이야기의 메시지가 한 군데로 모이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언뜻 보면 화려하고 들어갈 요소는 다 들어간 것 같은데 막상 영화의 크레디트가 올라가면 뭘 보았는지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잔혹한 카르텔 두목 엘레나는 왜 갑자기 모성애 강한 어머니로 변하는 걸까.

 


 

모호한 장르, 애매한 캐릭터

분류 상으로 이 영화를 액션, 범죄, 스릴러로 구분해 놓았지만 여기에 에로와 드라마를 추가해야 맞을 듯싶다. 촌과 벤, O가 공유하는 공동연인이라는 설정은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다. 촌과 동료들이 선사하는 원거리 저격과 카르텔 현금 운반차량 습격은 <플래툰>에서 보여준 전쟁씬을 연상케 한다. 베니시오 델 토로가 분한 라도는 <킬러>의 미키를 떠올리게 하며, 사막에서 주요 등장인물이 대치하는 마지막 장면은 <유턴>을 기억나게 한다. 시종일관 악랄하고 잔인했던 카르텔 두목 엘레나(셀마 헤이엑)가 갑자기 딸에 대한 지극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위대한 어머니가 되는 건 또 어떤가. 굳이 이렇게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은 구성으로 가야 했을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라도와 촌의 대치를 큰 줄거리로 삼은 느와르에 집중했다면 이보다 더 낫지 않았을까.

 

이미 이때 시카리오를 위한 포석을 깔아놓았던 베니시오 델 토로의 큰 그림.

 


 

차별화도 무게 중심이 필요하다

마약 사업의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두 조직, 혹은 개인과 조직의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적지 않다. 어쩌면 올리버 스톤은 이러한 전작들의 존재에 부담감을 갖고 있어서 차별화를 꾀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차별화에도 무게 중심이 필요하다. 여기저기서 가지고 온 장면을 조합한다고 차별화가 되지는 않는다.

당장 범죄 카르텔과 전직이 수상한(?) 개인 간의 전쟁을 다루면서도 전작들과 명백한 차별화를 이룬 작품으로 <존 윅> 시리즈와 <이퀄라이저> 시리즈가 있다.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안톤 후쿠아 감독은 차별화를 위해 복잡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주인공만 다르게 설정했을 뿐인데도 완전히 다르고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었다. ‘과도한 욕망이 파멸을 초래한다’는 메시지만 남긴 채 거장의 쓸쓸한 퇴락을 암시하는 것 같아 아쉽다.

 

멜로도 아니고, 에로도 아니고, 액션도 어정쩡하고 도대체 뭐여...

 

 

 

 

압도적!

좋은데?

시도는 좋다

그냥저냥

시간이아까워

장난해?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