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성 문화

늘어지는 러닝타임과 교차 편집, 불친절한 연출이 독이 된 SF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

by 마인드 오프너 2020. 12. 27.
반응형

확실히 본인이 연출한 영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는 쉽지 않다. 

 

장르 : 드라마, 판타지, SF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18분
개봉 : 2020.12.09.
감독 : 조지 클루니
주연 : 조지 클루니
등급 : 12세 관람가
누적관객 : 7,078명(12.24 기준)

 

SF소설 원작, 조지 클루니 감독

 

코로나 사태를 맞아 전 세계 영화계도 지구의 종말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을 다루는 영화 제작에 나서고 있다. 릴리 브룩스 돌턴의 <굿모닝 미드나이트>를 원작으로 한 <미드나이트 스카이> 역시 이러한 최근 트렌드에 편승하고 있는 영화다. 베테랑 배우 조지 클루니가 연출과 주인공을 겸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종말 위기를 맞은 지구를 배경으로 가족 간 사랑의 중요성과 가치를 역설하고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가 갖는 공통적인 장점을 가졌지만 자작 영화의 감동에 취한 것일까. 러닝타임이 너무 길고 불친절한 편집으로 관객들이 스토리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앞선다.

 

이 영화의 콘셉은 영화 포스터에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영화의 콘셉은 ‘가족애’

 

지구의 지표면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살아남은 인간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지하로 피난한다. 과학자 어거스틴은 피난 대열에 동참하기를 거절한 채 연구소에 남는다. 그가 굳이 지상에 남은 이유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알게 된다. 어거스틴이 남은 이유는 이 영화의 콘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편 목성의 위성인 K-23을 탐사하러 간 우주선 에테르 호는 지구로 귀환 중이다. 에테르 호의 승무원들은 지구 제어센터와 통신을 시도하지만 실패만 거듭한다. 설리가 어거스틴과 통신에 성공하면서 지구의 상태가 알려진다. 승무원 중 미첼과 산체스는 죽음을 각오하고 가족을 찾기 위해 지구로 떠난다. 설리와 선장은 우주선을 돌려 K-23으로 돌아간다. 비록 선택은 다르지만 이들의 결정은 가족을 위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공통이다.

 

가족을 위해 생사도 도외시한 아버지 역을 연기한 조지 클루니의 연기는 역시나다. 

 


 

북극과 우주를 교차하며 전개되는 이야기

 

​영화는 어거스틴이 있는 북극과 에테르 호 내부를 번갈아 보여주며 진행된다. 영화를 다 본 후에야 조지 클루니의 편집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연출 의도를 이해한다 해도 과연 그렇게 집요하게 교차편집을 고집해야 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교차편집으로 인해 몰입이 방해가 되는데다 뜬금없는 플래시백까지 더해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눈치 빠른 관객들은 플래시백이 등장하는 이유를 눈치챌 수 있지만 이 장면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의문만 늘어나게 된다.

 

에테르 호의 승무원 설리는 자신이 누구와 대화하는지 끝내 알지 못한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영상미는 압권이지만...

 

교차편집의 불편과 설명 없는 플래시백에도 불구하고 에테르 호의 뒤쪽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우주와 어거스틴 박사가 있는 황량한 백색 북극의 비주얼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관객이나 비평가들도 영화의 비주얼에는 다같이 만족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러한 비주얼이 ‘이 영화만의 차별성이냐’를 따져보면 무색해진다. 우주를 배경으로 다룬 영화들, 이를테면 <인터스텔라>나 <그래비티> 등과 같은 SF영화들에서도 비슷한 비주얼을 이미 접해 본 경험이 있지 않던가. 어쩌면 광대한 우주를 무대로 한 영화에서 비주얼이 나쁘다면 그걸 문제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우주나 황무지, 극지 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대형화면으로 봐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굳이 두 시간을 꽉 채워야 했을까

 

지구 멸망의 시대를 배경으로 ‘가족애’를 콘셉으로 잡은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콘셉을 깔끔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나 테크닉은 부족하다. 특히 러닝타임을 118분으로 설정한 것은 명백한 실수다. 일상적인 우주인들의 생활이 전부인 에테르 호의 귀환 과정이나 홀로 지내는 어거스틴의 북극 생활을 굳이 다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그나마 두 곳의 교차편집으로 인해 단조로움을 덜었는데도 보는 내내 지루해서 힘들었다. 일상적인 장면들을 과감히 줄였더라면 러닝타임을 100분 이내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풀어진 밀가루처럼 느슨한 진행보다는 조밀하고 속도감 있는 진행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