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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나이트메어 앨리>가 이해 안 된다고? 형이 다 알려줄게.

by 마인드 오프너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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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 영화 중 손에 꼽을만한 작품이다.

 

이번 [I Love View]는 판타지 영화의 대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최신작 <나이트메어 앨리>를 리뷰해 보았습니다. 델 토로 감독은 주인공 스탠턴의 인생역정을 따라가면서 말과 생각, 행동이 우리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합니다. 아울러 우리 삶을 비틀고, 휘젓는 운명이라는 괴물의 한없이 어두운 면도 부각시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원래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기괴한 캐릭터, 독특한 미장센 연출로 유명합니다. 연출하는 영화마다 흥행 여부에 상관없이 영화계의 이슈가 되는 단골감독입니다. 영화마다 절대로 평범하지도 않으며 대중을 위한 흥행 포인트와 비평가들의 안목을 만족시키는 포인트도 잘 알고 있는 감독이죠. <셰이프 오브 워터>, <헬보이>,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블레이드> 등이 바로 그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윌리엄 린지 그레셤의 동명 소설을 각색했습니다. 유랑극단에서 독심술을 배운 야심만만한 스탠턴이 상류층 상대로 심령 사기극을 벌이며 성공의 피라미드에 올라가다가 오만과 착각으로 그동안 쌓은 모든 것을 잃고 파멸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작가인 윌리엄 린지 그레셤의 생애가 주인공인 스탠턴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에요. 어린 시절부터 서커스 공연에 매료되었던 그레셤은 스페인 내전 중 만난 예전의 순회공연단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후 폐병을 앓고 자살을 시도하는 와중에 1946년 <나이트메어 앨리>를 출간했습니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어 이듬해에 영화로도 제작되며 그레셤에게 돈과 명성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행운은 거기까지였습니다. 그의 차기작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가정적으로도 불행해서 세 번째 아내와도 이혼을 합니다.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작가로서의 능력에 회의감을 품은 그레셤은 53세의 나이로 호텔 방에서 자살하고 맙니다. 그가 남긴 메모에는 "스탠턴이 작가다."라는 말이 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가수는 노래말대로 살다 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작품대로 살다가는 작가도 있군요.

 

 

 

원래 스탠턴 역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했습니다. 디카프리오가 다른 일정 때문에 출연이 어려워지면서 브래들리 쿠퍼를 소개했다고 합니다.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윌렘 대포 등 연기력 걸출한 스타들이 주조연으로 출연해서 델 토로의 연출에 확실한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는 것도 관람 포인트입니다.

 

 

 

이 영화 속에는 매 장면마다 상징과 복선들이 거미줄처럼 엮여 있습니다. 델 토로 감독 정도의 대가라면 당연히 장면 하나도 허투루 다루지 않겠지요. 델 토로 감독은 은근히 관객들과 머리 싸움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대가들의 영화를 보는 재미는 바로 그와 같은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고 해석하는 거라 할 수 있지요. 장면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다 보면 150분의 러닝타임이 순삭되었다는 사실을 느낄 겁니다.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제작사가 영화 포스터에 무려 ‘10년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엔딩’이라고 선전할 정도인데 그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브래들리 쿠퍼가 좋은 배우이지만 인생작을 남겼다고 봅니다. 인상적인 엔딩 덕분이었는지 이 영화는 2022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촬영상, 의상상, 미술상 4개 부분 후보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혹시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이 영상을 먼저 보신다면 델 토로의 천재적인 연출 방법에 속으로 찬탄을 금치 못할 거라 확신합니다. 영화를 보고 “별 재미 없었네.”라고 느끼셨다면 다시 한 번 천천히 뜯어보며 영화를 감상하시길 권합니다. 델 토로의 다른 판타지 영화도 재미있지만 이 영화 속에 담긴, 뻔하지만 다시 한 번 곱씹게 되는 인생의 진리를 정말 감각적으로 멋지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생토마토 지수 90점을 주고 싶습니다.

 

 

 

 

https://youtu.be/Hf1uzo4-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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