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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근미래 앞으로 다가온 AI 파일럿의 문제를 진단하다 : SF 액션 영화 [스텔스(Stealth)]

by 마인드 오프너 202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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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놈에게 적이란 없다. 오직 목표만이 있을 뿐... 가까운 미래. 개인이 아닌 국가를 목표로 한 국제테러 방지를 위해 극비리에 무기개발에 착수했던 국방성은 관제센터의 통제가 불가능할 경우 스스로의 감정과 판단에 의해 독자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 ‘E.D.D.I.E.’ 개발에 성공한다. ‘E.D.D.I.E.’가 탑재된 새로운 무인전폭기 ‘스텔스’가 실전배치되자 헨리(제이미 폭스), 벤(조쉬 루카스), 카라(제시카 비엘)로 구성된 최정예 ‘스텔스’ 파일럿 부대는 어느때보다 강렬한 긴장감에 휩싸인다.탐색불허, 추적불가, 통제불능…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액션이 시작된다!악천후 속 극비임무를 수행하던 ‘스텔스’기는 돌발상황을 겪은 이후 점차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든다. 인간에 대한 의심으로 정비조차 거부하던 ‘E.D.D.I.E.’는 급기야 독자적인 상황판단으로 목표를 정하고 무차별 폭격을 감행한다. 이제 한순간에 믿음직한 아군에서 가장 강력한 적으로 변해버린 ‘스텔스’기를 상대로 최정예 3인 편대의 처절한 저항이 펼쳐지는데…
평점
6.8 (2005.07.28 개봉)
감독
롭 코헨
출연
조쉬 루카스, 제시카 비엘, 제이미 폭스, 샘 셰퍼드, 리차드 록스버그, 조 모튼, 이안 블리스, 에본 모스 바흐라흐, 마이클 덴카, 록키 헬튼, 제이슨 챈, 로버트 테일러, 클레이튼 아담스, 모리스 모건, 우디 나이스미스, 니콜라스 하몬드, 웬트워스 밀러

 

미래 공중전의 청사진을 그리다

 

2005년 개봉한 롭 코헨 감독의 SF 항공 액션 영화 <스텔스>는 근미래 공중전을 배경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을 그려냈다. 당시 1억 3천5백만 달러의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해 제작된 이 영화는 최첨단 CG 기술을 활용해 공중전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끝내주는 시각적 향연을 선사했다. 하지만 흥행은 시각 효과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월드박스오피스 7,680만 달러라는 초라한 흥행성적표를 받아들고 관객과 평단의 무지막지한 혹평까지 감수해야 했다.

전투기 디자인과 액션은 지금 봐도 시원시원하다.


<탑건>이 연상되는 포스터

 

장르 : 액션, SF

제작국 : 미국

개봉 : 2005.07.28.

상영시간 : 116분

감독 : 롭 코헨

주연 : 제이미 폭스, 제시카 비엘

등급 : 12세관람가


하늘의 영웅들과 그들의 양철 인형

 

영화의 주인공들은 미 해군의 엘리트 파일럿 벤, 카라, 헨리 3인방이다. 이들은 미 해군이 개발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3대를 타고 시험비행 중이다. 그런데 계획에 변경이 생기면서 윙맨 하나가 더 추가된다. 놀랍게도 그 윙맨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다. 'EDI'라 불리는 AI 탑재 무인 전투기는 자체 학습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으로 미국 공군의 미래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래의 공군기가 될 수도 있는 인공지능 전투기 에디(좌)와 인간 파일럿의 스텔스기(우)


통제 불능의 AI와 인간 파일럿의 대결

 

에디가 벤 일행과 날던 중 번개를 맞는다. 번개는 에디의 신경망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이제 에디는 벤의 독단적인 면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명령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작전을 펼친 결과 방사능 낙진으로 인해 수천 명의 인명 피해를 낳는다. 에디는 러시아를 공격하기 위해 날아가고 이를 저지하려던 헨리가 절벽에 충돌해서 사망하고 카라는 북한 영토에 불시착한다. 벤은 에디와의 대결 끝에 카라를 구출하고, 에디는 벤과 카라를 구하기 위해 북한군 공격헬기와 충돌하여 스스로를 파괴한다.

나름 주연급인 제이미 폭스는 영화 중간에 죽음으로 퇴장한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비행 액션

 

전 세계적인 흥행은 망했지만 국내 흥행은 5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서 비교적 좋은 편이다. 아마도 처음부터 끝까지 벤 일행과 에디가 보여주는 비행 액션이 관객들을 만족시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실상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면 멋지게 뽑아놓은 미래형 전투기와 에디의 날렵한 모습과 이들이 적기들과 보여주는 공중전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리되 단점을 없애는 방향으로 갔더라면 이 영화는 <탑건> 못지 않는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단점이 너무 많다.

영화를 보면 인공지능 전투기를 인간이 모는 전투기가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력에 대한 저항 차이 때문이다.


화려한 볼거리로는 가릴 수 없는 빈곤함

 

일단 지적하고 싶은 가장 큰 단점이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액션 연출이 주고 스토리는 완전히 행방불명 수준이다. 스토리를 무시하다 보니 개연성이나 구체성, 리얼리티는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래형 스텔스기라고 하면서 정작 적진에 침투할 때에는 지상 100m 이내의 고도로 침입하며 대공포를 피한다. 이럴 거면 뭐하러 스텔스 기능을 만든 거람. 제작진 중 누구도 이러한 오류를 지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스텔스기라면서...

 

북한 영토에 떨어진 카라와 벤이 아군의 어떤 지원도 받지 않은 채 단둘이서 탈출에 성공하는 장면 또한 설득력이 없다. 압도적인 화력과 인원으로 밀어붙이는 북한군을 두 사람이 이겨내는 모습에서는 실소만 나올 뿐이다.

악의 축이나 다름없는 벤의 상사(우)

 

예측 가능한 플롯으로 인해 관객들이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를 사전에 짐작할 수 있다는 점도 김을 뺀다. 주인공들도 극본 대로 움직이는 모습 이외에는 입체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 없다. 한 마디로 포장은 그럴 듯한데 막상 풀어보니 싸구려 물건이 나온 격이라고나 할까.

결과론이지만 굳이 세 명의 주인공이 필요했을까.


영화는 '동영상으로 만든 이야기'

 

액션 연출에 자신 있는 감독들이 이따금 실수하는 사례가 대부분 액션 연출에 과다한 공을 들이다가 정작 이야기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그대로 개봉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거의 예외없이 흥행에서 망하고 만다. 영화는 동영상으로 만든 이야기라는 본질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시각효과만 보고 싶다면 관객들은 예고편만 보면 된다. 비싼 영화표를 사고 굳이 수고를 마다않고 영화관을 가는 이유는 감독과 배우들, 스탭들이 공을 들여 마련한 한 편의 이야기를 보려는 욕망 때문이다. <스텔스>는 화려한 시각 효과와 흥미로운 소재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본질을 외면한 어설픈 이야기로 인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확실히 액션 전문 감독답게 롭 코헨이 액션 연출은 잘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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