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의 아이콘답지 않은 작품
한때 액션 영화의 아이콘이었던 실베스터 스탤론. 그의 이름만 보고도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24년 개봉한 '아머'는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작품으로, 관객들의 실망만 자아내고 있다. 현금 수송차를 노리는 강도단과 이를 지키려는 경비원 부자의 대결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 8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야기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장르 : 액션
제작국 : 미국
제작년 : 2024
상영시간 : 84분
감독 : 저스틴 라우트
주연 : 실베스터 스탤론
카르텔의 금괴를 노리는 무장강도단의 공격
제임스와 케이시는 현금 수송차 경비이자 부자지간이다. 제임스는 원래 경찰관이었지만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은 후 알코올 중독으로 해고되고, 아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진다. 알코올 중독에 빠져 방황하던 제임스는 현금 수송 회사에 취직한 후 중독자 지원 모임을 인도하며 자신의 삶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술을 몰래 마시는 습관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케이시와 수송 업무를 하려던 제임스는 목록에 없는 상자를 발견하지만, 은행 매니저의 강요로 수송하게 된다. 호송차는 룩이 이끄는 강도단의 공격을 받고 다리 위에서 포위된다. 강도단은 호송차를 열려 하지만 제임스 부자의 반격으로 두 명이 사망한다. 케이시가 총상을 입자 제임스는 호송차 안에서 농성전을 펼친다. 제임스는 상자 안에서 카르텔의 금괴를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희미한 존재감의 캐릭터들
실베스터 스탤론이 오랜만에 강도단의 두목인 룩(Rook)을 연기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를 비롯한 악당들의 연기는 열의가 부족해 보이며, 대사 전달력도 미흡하다. 강도질을 하려는 열의가 있는지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를 포함한 강도단 전부가 현금호송차를 털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모든 문제가 해결된 후에는 ”살인은 하지 않는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그냥 가버린다. 주인공인 제이슨과 케이시 역시 딱히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지 못한다. 아니, 인상적인 연기를 펼칠만한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호송차 내부에 갇혀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엉성하기 짝이 없는 강도 행각
루크는 최루탄을 사용해 두 사람을 굴복시키려 하지만, 제임스는 틈새를 메워 가스 유입을 막는다. 루크의 부하가 드릴로 호송차 문을 뚫기 시작하자 제임스는 화염병을 던져 드릴 전문가를 해치운다. 강도 일당 중 스모크는 호송차를 강으로 밀어 떨어뜨리고 제임스 부자를 죽이려 한다. 이때 루크가 스모크를 저격한 후 자신의 존재를 비밀로 해달라며 사라진다. 루크를 태우고 사라진 인물은 은행 매니저 프랭크이다. 기진맥진한 제임스 부자 앞에 경찰과 구급대가 나타난다.
긴장감 없는 액션을 야기한 상황 설정
시나리오가 가장 큰 문제다. 제임스 부자를 두 손 묶은 상황으로 만들어 버린 후에 강도단은 아예 바보로 만든다. 호송차도 제대로 열지 못하는 강도단이 무슨 강도질이란 말인가. 게다가 규칙에 집착하는 제임스가 목록 외의 상자를 나르는 장면도 설득력이 없다. 무슨 일이 생기면 모두 자신의 책임인데 매니저 말 한 마디로 퉁친다고? 우리나라면 몰라도 미국이라면 어림없는 일이다.
체급 차이를 무시한 카 체이싱
액션 영화에 감초라고 할 수 있는 카체이싱 장면도 무모하기 짝이 없다. 일반 밴을 가지고 장갑이 두껍고 무게도 훨씬 무거운 호송차와 부딪히려 하는 장면에서는 실소를 짓고 말았다. 아무리 봐도 강도단엔 바보들만 모여 있는 게 확실하다. 그리고 정말 호송차를 멈추고 싶었다면 충돌을 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진로를 막아서는 게 당연한 선택 아닌가.
왕년의 람보답지 않은 실망스러운 선택
액션 영화인데 러닝타임도 짧고, 배우들의 연기도 별로이고, 액션이나 카체이싱도 수준 이하이며, 캐릭터도 멍청하다. 시간과 돈을 내고 이 영화를 볼 이유가 없다. 전반적으로 모든 게 다 엉망이다. 이쯤 되면 왕년의 액션 스타였던 실베스터 스탤론의 이름값으로 싸게 후려치기를 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잘해야 하는 법인데 집안에 돈이 궁한가? 실베스터 스탤론은 다음 기회에는 자신의 원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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