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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개봉 영화 리뷰] 어디서 구라를 쳐? 손모가지 날아가뿐다! <히든>

by 마인드 오프너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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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면에서 생각하면 전설은 전설이지. 그런데 갬블 액션이 아닌 게 문제다.

 


장르 : 액션, 드라마

제작국 : 한국

상영시간 : 95분`

개봉 : 2022.05.25.

감독 : 한종훈

주연 : 정혜인, 공형진

등급 : 15세 관람가

누적관객 : 1,159명(05.30 기준)

 


 

하나부터 열까지 터무니없는 설정

 

 

이건 도박 영화가 아니다. 액션이 가미된 판타지이다. 제목도 ‘히든’이고, 포스터도 ‘갬블 액션’이라고 했으면 관객들은 <타짜>류의 영화를 기대하는 건 당연지사.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스토리와 연출을 해야지. B급 영화에나 나올 배우들을 데리고 전혀 개연성 없는 도박과 어설픈 액션만 선보이다니. 게다가 캐릭터나 상황 설정은 판타지도 아닌데 터무니 없을 정도다.

 

카드 게임 보여준다고 갬블영화라고 할 수 없다.

 


 

어설픈 스타트

 

 

불안감은 영화 시작부터 동반한다. 언더커버가 분명한 여자 도박사가 삼합회의 기밀을 빼내고 도망가는 과정이 어설프기만 하다. 그렇게 도망간 여자 도박사의 행적을 어떻게 알았는지 조직이 따라붙는다. 언더 커버의 지능이 딸리는 건가. 조직 하수인의 머리가 좋은 건가. 아니다. 그냥 운이 좋았다는 말로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 그런데 이 영화, 주구장창 운이 좋은 장면이 등장한다.

 

전혀 긴장감이 안 느껴지는 도박판

 


 

고니도 울고 갈 주인공의 도박 실력

 

 

살해당한 절친의 복수를 하겠다고 정해수(정혜인)이 대신 도박판에 뛰어든다. 그런데 이 친구, 어린 시절에 타짜로부터 개인교습을 받으셨나? 도박판에서 패도 안 보고 올인하는 게 특기다. 수억에 달하는 판돈의 출처는 모호하고,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판에서 쫄지도 않는다. 초능력으로 패를 바꾸는 건가. <타짜>의 전설 ‘고니’도, 짝귀도 정해수 앞에서는 그냥 엎어져야 한다. 이길 방도가 떠오르지 않는다.

 

정해수는 국정원 기관원일까. 어려서부터 조직적으로 키운 타짜일까.

 


 

 

살인번호 00이 아깝지 않은 정보원

 

 

이상한 일이다. 정해수는 국가정보원 소속인데 팀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 심지어 도박꾼 장판수와 동업하며 삼합회와 도박판을 벌이는데 그 누구도 제지하거나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제임스 본드급 아닌가. 천하의 제임스 본드도 M의 지령을 받는데 해수의 행보는 말 그대로 거침이 없다. 수많은 영화에서 국가정보원을 묘사한 걸 봤어도 이처럼 프리한 국가정보원 요원은 처음이다.

 

정해수가 저 많은 판돈을 어떻게 구했는지, 그녀의 도박 실력의 근간은 무엇인지 전혀 설명이 없다.

 


 

예상 내에서 굴러가는 전개

 

 

감독의 연출은 계속 예상 안에서 맴돈다. 초장부터 신비를 가장하며 호기심을 자아내던 블랙 잭의 정체는 누구나 쉽게 상상 가능하다. (국정원 소속이지만 실제로는 사기 도박사가 확실한) 정해수의 도박 솜씨는 혼자서만 구름 위를 노닌다. 그녀의 도박 스킬을 이길 적수는 영화 사를 통틀어도 없을 게 확실하다. 패도 안 보고, 만지지도 않는데 이기는 도박사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제일 어설펐던 캐릭터 장판수. 도박판에서 날고 긴다는 그가 아마추어를 이기지 못한다.

 


 

어깨에 힘만 잔뜩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분위기를 잡는 것도 거슬린다. 정해수는 시종일관 반말로 무게를 잡는데 딱히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지도 못한다. 빈수레가 요란한 법 아닌가. 문신녀 킬러 역시 불필요하게 감정 과잉 상태를 유지한다. 다른 영화에서는 늘 가볍게만 나오던 김인권은 어울리지 않는 배역을 맡아 무게를 잡으려 하지만 캐릭터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

 

연기 변신 노력은 가상하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김인권.

 


 

영화로 구라를 치네

 

 

육중하기 그지없어 답답한 이 영화에 유일하게 숨통을 틔워줄 캐릭터는 장판수(공형진)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장 이상한 캐릭터가 바로 장판수다. 도박판에서 소문난 도박사이자 악당인 그는 정해수와 단판 승부를 펼친 후 패배하자 곧바로 정해수의 아군을 자처한다. 필요한 정보는 모르는 게 없는 무불통지이며, 정해수를 도와 끝까지 싸운다. 갑자기 그때까지 없던 애국심과 충성심이라도 생긴 걸까. 줄 한번 잘못 잡으면 끝장인 범죄사회에서 대놓고 돌변하는 모습이 황당하기만 하다. 히든 한 번 보려다가 구라에 걸려 판돈 다 날린 기분이다.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영화. 보여줄 건 보여줘야 하는데 끝내 보여주지 못해서 히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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