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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최신 개봉 영화] 형님 만한 아우는 없었다, <맨 인 더 다크 2>

by 마인드 오프너 2021.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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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는 기막히게 잘 나왔지만 영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장르 ; 범죄, 공포, 스릴러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98분

개봉 : 2021.09.01.

감독 : 로도 사야구에즈

주연 ; 스티븐 랭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누적관객 : 19,068명(09.02 기준)

 


 

<맨 인 더 다크, 2016>의 차별화는 맹인인 집주인이 숫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어둠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이용하여 정상인 빈집털이범들에게 쓴맛을 보여준다는 설정이었다. 집을 맹인에게는 일상적인 암흑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만으로도 화면 속에서 앞을 보지 못하게 된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정상인들보다 맹인이 더 강한 상황을 만드는 설정으로 저예산 영화이지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셈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2편이 나왔다. 하지만 오리지널의 장점은 사라졌고, 흔한 액션물이 되어 버렸다.

 

 

주인공인 노먼은 집에 침입한 괴한들과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지만 딸을 납치당하고 만다. 노먼은 침입자들의 본거지를 찾아가 복수전을 벌여 승리한다. 그런데 의문이 솟아난다. 맹인인 노먼이 장소를 불문하고 정상인처럼 사물을 인식하고 움직인다. 맹인이 당연히 가져야 할 장애는 온데간데 없다. 게다가 노먼을 죽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악당들은 시간을 질질 끌며 역습 기회를 제공하는 등 긴장감을 스스로 떨어뜨린다.

맹인이지만 맹인같지 않은 노먼.

 

 

속편이 어려운 이유는 오리지널의 흥행 요인이 이미 약발이 다했기 때문에 시리즈를 이어가는 범주 안에서 새로운 흥행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를 떠올려보자. 1편도 훌륭했지만 2편은 액체금속로봇인 T-1000을 등장시킴으로써 SF로서 가져야 할 개연성과 보는 재미를 모두 극대화했다. 2편이 1편보다 나은 흔치않은 사례가 된 이유다.

 

 

그런데 로도 사야구에즈 감독은 나와는 생각이 달랐던 모양이다. 제목이 무색할 정도로 노먼은 환경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가볍게 제압해 버린다. 심지어 다수의 적이 다가오는 과정에서 권총으로 그들을 모두 쏘아 맞춘다. 눈이 보여도 표적을 제대로 맞추기 어려운 게 권총이다. 노먼의 액션이 화려해지면 질수록 설정에 의구심만 생길 수밖에 없다. 맹인이라는 한계를 아예 뛰어넘을 수는 없으니 만족스러운 액션을 연출하기도 힘들다. 결국 폭력의 잔인성만 높인다. 오리지널을 본 관객들이 추구하는 건 이게 아니었을텐데.

아무리 전직 특수부대원이라도 눈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전직 특수부대원들을 너무 쉽게 이겨버린다.

 

 

초반에 노먼이 피닉스를 트레이닝시키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 이번에는 노먼 대신 딸이 악당들을 물리치겠구나’ 싶었다. 그랬더라면 훨씬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딸이 주역이 되고 노먼이 조역이라면 개연성도 좋다. 하지만 힘들게 훈련한 딸은 막상 악당들에게 쫓기게 되자 여느 10대 소녀처럼 도망만 칠 뿐이다. 이럴 거면 트레이닝은 왜 했으며 귀중한 시간은 왜 낭비한 건지.

 

 

노먼은 결국 악당들을 몰살시키는데 성공한다. 그 과정에서 노먼은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다. 석연치 않은 해피엔딩을 보며 ‘이 시리즈는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작은 반전이 일어난다. ‘불사조 노먼 전설’의 서막이 탄생하는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제작자들은 이 시리즈의 매력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보는 걸까. 관객의 한 명으로서 객관적으로 조언하자면 이 시리즈는 여기서 끝내는 게 좋겠다. 2편에서 못한 걸 3편에서 할 수 있다고는 믿기지 않는다.

써먹지도 않을 거면서 이 장면은 왜 넣은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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