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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신무협소설. 진정한 금강불괴지신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좌백의 새로운 관점, <금강불괴>

by 마인드 오프너 202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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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불괴라는 소재를 정하고 새로운 정의를 하다니 좌백답다.

 

장르 : 무협

저자 : 좌백

발간 : 원판 1997. 01. 14. / 재판 : 2005. 05. 13.

연재 : 카카오페이지


무림 최강고수의 경지

 

무협 소설에서 모든 무림인들이 오르기를 열망하는 최고의 단계가 바로 금강불괴지신(金剛不壞之身)이다. 단어만 봐도 짐작할 수 있듯 이 경지는 몸이 금강석처럼 단단해져서 외부의 힘에도 전혀 타격을 받지 않는 단계이다. 그야말로 수비에서는 최강의 경지인 것이다. 많은 무협작가들이 금강불괴의 매력에 홀려 작품 소재로 삼았지만 실상 그다지 눈에 띄는 작품은 없었다. 같은 소재, 같은 설정을 빌려 쓴 탓이다. <금강불괴>는 좀 다르다. ‘금강불괴’에 대해 작가가 새롭게 정의한 결과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전설로 남은 금강불괴가 되기 위한 고난의 길

 

광동 진가장의 외아들 진자앙은 어렸을 때 영약을 잘못 먹은 부작용으로 무공을 익히지 못하는 몸이 된다. 가전무공을 익히지 못하는 진자앙은 집을 떠나 소삼중의 제자가 되어 외공을 익힌다. 수년 동안 수련을 하지만 금강당의 시조가 완성했다는 금강불괴는 입문조차 하지 못한다. 비급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진자앙의 무공 수준에 실망한 진삼산 부부는 아들을 진자앙의 외삼촌에게 보낸다. 비무대회에 참석하려는 아들을 단념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행정의 실수로 진자앙은 관부 최고 고수인 포교 맹방평과 무림사마를 체포하러 떠난다.


무림사마와 등천비룡문

 

맹방평과 진자앙이 무림사마를 만나고 그들과 싸워 체포하는 동안 무림에는 등천비룡문이라는 신비방파가 등장한다. 등천비룡문은 괄목할만한 후기지수들을 포섭하며 단번에 세를 늘린다. 놀랍게도 등천비룡문의 주축 세력은 팔대 세가 중 혁련세가를 비롯한 다섯 세가였다. 맹방평과 진자앙은 대력귀왕 급여화, 이발불요 운리무, 광풍사 쾌여풍 등 사마를 차례대로 물리치면서 등천비룡문이 혁련세가와 관련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맹방평은 평소 염원대로 무림사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다.


마인이 된 영웅

 

진자앙은 색마로 유명한 고수 영리충이 등천비룡문의 배후인물이 아닐까 의심한다. 진자앙은 소삼중의 제자 시절 염정을 구하는 과정에서 영리충과 격돌한 인연이 있었다. 염정은 무림십대고수 중 황궁의 고수인 매요신의 양녀가 되어 진자앙과 조우한다. 진자앙은 철우의 동료이자 등선을 앞두고 있던 반선을 만나 내공을 전수받고 고수로 거듭난다.

 

마침내 진모습을 드러낸 영리충과 대결하면서 진자앙은 영리충이 혁련세가의 영웅십자검 혁련휘도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영리충은 부상 회복 과정에서 익힌 흡정술로 엄청난 치료 효과와 내공을 얻으면서 색마로 거듭났던 것이다. 내공만으로는 당대 최강인 영리충은 스스로 터득한 방법으로 금강불괴에 접근하지만 진자앙의 금강탁에 맞아 사망한다.


‘금강불괴’의 새로운 정의

 

무협소설에서 ‘금강불괴’는 육체의 경도를 뜻한다. 철포삼이나 금종조와 같은 외공과 비슷하되, 내외를 갈고 닦아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것이다. 하지만 좌백은 이 작품을 통해 육체에 한정되던 '금강불괴'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좌백식 금강불괴란 ‘지와 덕을 갖춘 완전한 인간의 경지’다. 진자앙 역시 금강불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여느 고수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사부와 삼선이 한 것처럼 인간임을 버리고 정마저 버려야 금강불괴를 이룰 수 있다면 차라리 금강불괴를 포기하겠습니다.”


진지하게 재미있는 소설

 

<금강불괘>는 유쾌함과 엄숙함 사이를 오가며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유쾌함을 담당하는 캐릭터는 진자앙과 그의 부모들이다. 그 이외 캐릭터들은 모두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를 고수한다. 우직하게, 하지만 진지하게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진자앙과 속성으로 마공을 익히고 원래 삶을 버린 영호충과의 대비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다. 최종 빌런 영호충과 진자앙의 대결 결과가 허무해서 아쉬운 점이 없지 않으나 좌백의 이름값은 충분히 하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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