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
- -
- 감독
- 빔 벤더스
- 출연
- 야쿠쇼 코지, 에모토 토키오, 아소 유미, 이시카와 사유리, 타나카 민, 미우라 토모카즈, 미즈마 론, 후카자와 아츠시, 타무라 타이지로, 코모토 마사히로, 마츠이 다이고, 타카하시 나오, 사이토 나리, 오오시타 히로토, 켄 나오코, 나가이 미지카, 마키구치 모토미, 이누야마 이누코, 모로 모로오카, 아가타 모리오, 카타기리 하이리, 세리자와 타테토, 마츠카네 요네코, 안도 타마에
‘도쿄 화장실 프로젝트(The Tokyo Toilet)’는 성별, 나이, 장애에 관계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안도 타다오, 반 시게루, 구마 겐고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했습니다. 야나이 코지(유니클로 회장의 둘째 아들)가 이 프로젝트의 창립자이자 주요 후원자였습니다.
영화 프로듀서이기도 한 야나이 코지는 이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일반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대신 빔 벤더스 감독을 찾아가서 연출을 부탁합니다. 각각 다른 화장실을 소개하는 단편 다큐멘터리 시리즈 제작에 더해 ‘도쿄 공공화장실과 청소부’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빔 벤더스 감독은 해당 화장실을 둘러본 후 청소부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 극영화로 연출 방향을 바꿉니다. 이후 벤더스와 다카사키 타쿠마가 공동으로 ‘히라야마’를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집필합니다.
집필 전부터 히라야마 역은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를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야쿠쇼 코지는 “화장실 청소부와 일상에 관한 영화라니, 정말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될 것 같다”며 대본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야쿠쇼 쇼지는 이 영화로 제76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과 다를 게 없습니다. 히라야마는 기상 후 자리를 정리한 후 수염을 깎고, 식물에 물을 준 후 작업복을 입습니다. 자판기에서 캔음료를 뽑아 마신 후 카세트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즐기면서 일터로 향합니다. 일을 마치면 목욕탕에 가거나, 단골 식당에 가서 밥을 먹습니다. 귀가한 후에는 책을 읽다가 그대로 잠이 듭니다.
그런데 조카인 니코가 찾아오면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며칠 후 가출한 딸을 찾아 니코의 엄마가 찾아옵니다.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차를 타고 온 그녀와의 대화로 아버지와 히라야마가 사이가 안 좋았고 그로 인해 현재의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히라야마는 단골 이자카야를 방문했다가 좋아하는 여사장이 이혼한 전 남편과 포옹하는 장면을 발견하고 속상해 합니다. 여사장의 전 남편이 찾아와 암에 걸려 마지막으로 아내를 보러왔다고 이야기합니다. 히라야마는 토모야마의 고백을 듣고 나서야, 자신의 문제를 깨닫습니다. 그 결과 과거를 받아들이고 보다 충실한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영화에서 히라야마의 불완전한 나날을 완벽한 나날로 만들어주는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히라야마가 공원에서 가져오는 새싹과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코모레비)입니다. 이 행위들은 히라야마가 ‘지금, 여기’에서 마주치는 작은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일본어 ‘코모레비’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뜻하는데,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상징합니다. 히라야마가 코모레비를 사진으로 남기는 행위는, 삶의 무상함을 받아들이고 음미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히라야마는 코모레비 사진을 날짜별로 모아두는데, 이는 일상의 소중한 기록이자, 내면 세계를 정돈하는 의식입니다.
공원에서 새싹을 가져오는 행위는, 히라야마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으면서도, 삶의 가능성과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새싹은 끊임없는 성장과 재생, 미세한 변화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이 영화는 영상 만큼이나 음악이 작품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히라야마가 출퇴근할 때 차의 카세트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60~70년대 음악은 익숙하지 않지만 장면의 분위기를 고려하여 빔 벤더스 감독이 아주 꼼꼼하게 선곡했다는 인상이 역력합니다.
영국 밴드 애니멀스가 부른 <The House of the Rising Sun>를 비롯해서 패티 스미스의 레돈도 비치(Redondo Beach), 니나 시몬의 <Feeling Good>는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죠.
제가 유튜브로 영화 리뷰하면서 처음이지 않나 싶은데 <퍼펙트 데이즈>의 평점은 9.1점을 주겠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본 구독자 분들은 꼭 보기 바랍니다. 안구정화, 마음정화가 되는 느낌이고 영화를 보는 눈과 인생을 즐기는 톤 역시 달라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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