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로 초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 보셨나요? 현재 472만명이 관람했다고 합니다. 이 애니를 본 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문단속만 한다”고 하던데 문단속만 하는 애니를 도대체 왜 보는 걸까요?
궁금하던 차에 마침 제 e북 앱에 <스즈메의 문단속> 소설이 들어와서 읽었어요. 전문작가가 아닌, 감독이 직접 썼더군요. 이번에 세 번째 소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읽어 보니까 어후...장난 아닙니다. 감독이 올해 51살인데, 더구나 남자가 이런 소설을 쓰다니 미친 거 아닙니까? 타고난 감성이 아예 우리와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아요.
앉아서 읽는데 막힘 없이 죽죽 나가게 됩니다. 문장 곳곳에서 묻어나는 감성이 투명하고 순수하며 발랄합니다. [키친]의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 [러브레터]의 이와이 슌지가 연상이 됩니다. 노력은 DNA를 넘어설 수 없는 건가요.
소설을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문장도 좋고, 그 문장과 단어 사이에 깃들어 있는 감성이 좋았어요. 문장을 읽으며 아직 보지 않았지만 어떻게 움직이는 영상이 되고, 색감으로 표현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애니를 이미 보았거나 아직 보지 않은 예비관객들은 소설도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애니메이션을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펴냈을지 모르지만 소설로도 매우 훌륭한 작품입니다. 특히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그나마 있던 상상력마저 잃어버린 어른이들에게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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