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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중 영화 리뷰. 인간은 초라했고, 공룡은 위대했다,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

by 마인드 오프너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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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위대했던 시리즈여....

 

장르 : 액션, 모험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 147분

개봉 : 2022.06.01.

감독 : 콜린 트레보로우

주연 :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등급 : 12세 관람가

누적관객 : 2,492,255명(06.11 기준)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 영화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탄생시킨 <쥬라기 공원> 오리지널 이후 지속된 ‘쥬라기’ 시리즈의 총결산편이다. 30년 동안 속편을 내놓을 때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아왔으니만큼 시리즈의 방점을 찍는 이번 작품에 몰린 언론과 팬의 관심은 지대했다. 제작진 역시 어깨에 짊어진 책임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시리즈 파이널로서 팬 서비스는 충분했으나 단편으로서의 작품성을 본다면 불만족스럽다. 그럼에도 개봉 2주일 만에 2백만 관중이라니 역시나 저력은 무시 못한다.

 

많은 이들이 개봉 전부터 이 영화를 기대했다.

 


 

오랜 팬들에게 주는 종합선물세트

 

<쥬라기 공원> 3편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고 원작자인 마이클 크라이튼이 각본을 맡으며 주도한 반면, <쥬라기 월드> 1, 3편은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이, 2편은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감독이 연출을 맡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과 기획으로 물러섰다. 주연배우들도 샘 닐, 로라 던에서 크리스 프랫과 브라이언 달라스 하워드로 교체되었다. 그 점을 의식했을까. 감독은 오리지널의 주연들을 초빙하여 팬들과 재회시킨다. 샘 닐과 로라 던의 외모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을 본 팬들은 가슴이 뭉클했으리라.

 

샘 닐과 로라 던을 초빙한 건 영리한 전략이다.

 


 

 

무엇을 볼 것인가

 

이 작품을 보고 만족하느냐, 실망하느냐는 관람 포인트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팬들을 위해 전작의 이야기를 되새김질하는 건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직접적인 팬 서비스다. 시간과 방법이 문제일 뿐이다. 공룡들과 인간의 격돌에 초점을 맞춘 관객이라면 팬 서비스가 지루할 수 있다. 결국 팬 서비스와 공룡 영화로서의 재미 중 하나라도 생략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두 요소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평점의 갈림길이 된다.

 

쥬라기 공원의 오마주로 보이는 장면

 


 

전반은 버렸다?

 

전반은 감독의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이 지배한 모습이다. 거의 1시간이 넘는 시간을 팬서비스와 밑밥 뿌리기에 할애한다. 공룡이 전 세계로 퍼진 후 인류에게 위협이 되었으며, 유전자 변이 기술을 악용하려는 기업의 탐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소개한다. 분량이 너무 길어서 지루하다. 밑밥을 깔면서 정교한 트릭을 사용하거나, 사건의 복선을 심는 구성의 묘는 보이지 않고, 소개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악당은 소극적이고, 머리도 나쁠 뿐더러 두드러진 역할도 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전 세계로 퍼진 공룡은 이제 길거리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다.

 


 

공룡영화에 충실했던 후반

 

지루해서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려는 찰나, 드디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들이 설쳐대기 시작한다. 처음 보는 공룡들이 살벌한 피지컬로 인간들을 위협한다. 이 영화의 주연은 공룡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순간이다. 인간 따위는 공룡님들의 아가리와 발톱을 피해 뛰어다니기만 해도 제 역할을 다한 셈이다. 중후반부터는 지루할 틈이 없다. 숨 돌릴 틈 없이 몰아붙여서 시간순삭이다. 이따금 인간들의 어리석은 행동이 김 빠지게 하지만 위대한 공룡들은 금방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볼거리는 충분하게 제공한다.

 

숨막히는 순간을 자아냈던 장면. 같이 보던 아내는 이 장면에서 물에 비친 거울(or 카메라)을 보았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몰라도 이상하긴 했다.

 


 

역시 구관이 명관

 

신구 공룡을 대표하는 기가노토사우르스와 티라노사우르스의 대결은 이 작품의 백미다. 기가노토사우르스의 선빵에 티라노사우르스는 무참하게 쓰러진다.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티라노. 정녕...? 하지만 찐팬들은 안다. 티라노가 이대로 죽지 않으리라는 것을. 티라노야말로 이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이자 간판 아니던가. 기대는 배신당하지 않는다. 이 시리즈는 티라노사우루스로 시작해서 티라노사우루스로 끝날 운명이었다.

 

쥬라기 공원의 실질적인 주인공 티라노사우르스

 


 

뜬금없는 대형 메뚜기 떼

 

유전자 변형회사의 CEO와 대형 메뚜기 떼는 더 잘 나갈 수 있었던 영화를 망친 주범이다. 유전자를 조작한 대형 메뚜기 떼로 곡창 지대를 습격하여 자사의 종자를 구매하게 만든다는 전략은 유치하고 초딩적이다. 이야기 전개 상 맥락이 닿지 않는다. 연구소 잠입 계기는 메뚜기 말고도 다른 걸로도 충분히 대치할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유전자 변형된 메뚜기떼가 꼭 필요했을까.

 


 

위대한 시리즈의 방점

 

1993년 태어나 30년 가까이 전 세계 영화관을 장악했던 위대한 시리즈가 끝났다. 마이클 크라이튼이라는 걸출한 대가의 원작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세기의 천재가 영화화를 결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소재의 차별화, 화제성, 재미라는 점에서 영화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사례가 될 시리즈의 퇴장에 아쉽지만 기꺼운 작별인사를 보낸다.

 

신구 세대의 조화란 이런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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