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
- (2011-12-04~2011-12-18)
- 출연
- 로리 키니어, 린제이 던칸, 도널드 섬터
- 채널
- 영국 Channel4, OCN Movies
만일 당신이 살아온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원하는 때에 고화질로 다시 볼 수도 있구요. 이러면 행복할까요? 영국의 디스토피아 SF 드라마 '블랙 미러'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 <당신의 모든 순간>은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당신의 모든 순간>이 다루는 핵심 주제는 '기억'과 '망각'의 관계입니다. 개인의 모든 기억을 저장하고 재생할 수 있는 '그레인'으로 편리한 생활을 누리지만 개인의 기억을 제 3자가 점검하는 상황이 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주인공 리암(토비 켑벨)이 구직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은 "기억 검사를 철저하게 실시할 것"이라며 이야기합니다. 그레인으로 구직자의 기억을 샅샅이 흛어보며 개인의 자격을 검증하는 과정이 보편화된 사회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할 때에도 주간, 월간 단위로 탑승객의 기억을 검사해 통과 여부를 결정합니다.
리암은 저녁 모임에 뒤늦게 참석해서 조나스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리암을 발견하고 당황하는 아내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당연하게도 리암의 마음 한 켠에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심이 생겨납니다. 리암은 집에 돌아와서도 두 사람이 어떤 사이냐고 계속 캐묻고 밤을 새워 파티에서의 두 사람 모습을 관찰합니다.
밤새도록 술을 마신 리암은 아침에 조나스의 집으로 가서 아내와의 기억을 전부 삭제하라고 조나스를 폭행하고 협박합니다. 차로 나무를 들이받고 깨어난 리암은 조나스 집에서 있었던 일을 재생하던 중에 집 침실에서 아내와 조나스의 불륜 증거를 발견합니다.
집에 돌아온 리암은 피를 강력하게 추궁하고 피의 그레인을 재생한 끝에 불륜 사실과 딸 조디가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됩니다. 설마 했던 리암의 의심이 사실이 된 순간이었죠. 아내와 헤어진 리암은 혼자 남은 집에서 행복했던 기억 때문에 고통받다가 스스로 그레인을 끄집어냄으로써 그레인과의 작별을 고합니다.
이제 리암은 완벽한 기억을 소유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괴롭히는 악몽으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완벽한 기억이 때로는 고통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망각이야말로 인간에게 필요한 기능임을 보여줍니다.
이 드라마는 ‘기술 문명이 가져올 수 있는, 가장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유혹’에 대한 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기억’이라는 달콤한 유혹 뒤에 숨어 있는 다양한 위험을 과연 감내할 필요가 있을까요? 생각만 해도 섬뜩한데 말이죠. 블랙미러 시즌 1의 세 번째 에피소드 <당신의 모든 순간>에 대한 평점은 7.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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