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전쟁, 액션
제작 : 2025
상영시간 : 72분
감독 : 황자오생
주연 : 왕유티엔
등급 ; 12세 이상
방송 : 아이치이
기대는 내려놓고, 편안하게
OTT는 티빙과 넷플릭스, 아마존을 보는 편인데 아주 이따금 아이치이를 보는 경우가 있다. 경험상 아이치이에서 방송하는 영상물들은 아예 기대를 내려놓고 편안하게 보는 게 낫다. 그러면 기대 이하의 작품들을 만나더라도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판단하자면 아이치이의 거의 대다수 영상물은 시나리오와 스토리텔링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비주얼로 승부를 보려한다. 때문에 처음 보면 ‘우와~’ 감탄이 나올 정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오늘 이야기할 [천호돌격대 타이거 스쿼드]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아이치이가 아이치이했다.
모의훈련을 이렇게 한다고?
[천호돌격대 : 타이거 스쿼드]는 중국의 두 부대가 서로를 적군으로 가정하고 가상의 대결을 펼치는 군사 잔전을 무대로 한다. 각 사령부는 적의 핵심 지휘부를 타격하려고 전력을 다하는데 천호돌격대가 바로 이와 같은 특수 임무를 가지고 적 후방에 침투한 부대다.
하지만 저격수 리젠을 포함한 1개 분대 정도의 침투 병력이 기지 부대의 매복에 걸려 몰살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탈출하여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천호돌격대원들은 적군의 기만 행동, 적 기지의 위치 파악 등의 압박으로 상당한 스트레스에 직면한다.
최신 밀리터리 트렌드를 반영하듯 다양한 무기들과 자폭 드론이 등장하는데 시종일관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의문은 바로 이것이다. 화면을 보면 실제 탄약과 폭탄을 사용하는데 이게 모의전인가? 실전인가? 가상의 적군과 백병전을 펼치는데 손가락을 꺾어 부러뜨린다. 모의전을 아군이 죽어도 좋다는 식으로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역시나 중국식 과장 연출
천호돌격대의 기지 침투 장면에서 의외의 모습이 발견되었다. 부대원이 군견을 끌고 온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특수부대의 침투 작전을 다룬 전쟁 영화를 봤지만 군견이 침투 작전에 끼인 건 처음이다.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나? 뭐 중국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다. 신경 끄자.
매복에 걸린 천호돌격대원들이 험비에 타고 빠져나가는 장면도 역시나 중국 답다. 사방팔방에서 총탄이 날아오는데 대원들은 이상무다. 영화니까 그럴 수 있다고? 음. 그럴 수 있겠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종된 긴장감이나 몰입감은 어쩔 건가. 대원들을 살리고 싶으면 매복 인원의 수를 줄이든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하나도 못 건졌다.
끝나고 나면 건질 게 없네
영화를 보는 내내 캐릭터의 발전성이라든가 전투 장면의 연출력, 스토리 구성과 전개의 세련미, 감독의 메시지 등을 살펴보는 편이다. 이 영화는 이 모든 점에서 걸리는 게 없다.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영상이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이야기와 따로국밥으로 놀기 때문에 인상에 남는 장면이 없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중국 군부의 홍보를 위해 만든 영화일까에 생각이 미치기도 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유치하다. 어지간한 수준이면 유튜브 영상으로 썰을 풀텐데 이 영화는 그럴 시간조차 아깝다. 평점은 3점이다. 보면 손해라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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