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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화

유명한 원작의 스핀 오프이나 개별 작품만의 장점은 느껴지지 않는 범작, <닥터 키리코 – 하얀 사신>

by 마인드 오프너 202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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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키리코 ~하얀 사신~. 1
치료를 통해 구하는 것만이 의사의 사명인가─? 블랙 잭의 강력한 안티테제로 등장했던 키리코. 연명으로는 구할 수 없는 영혼을 「안락사」를 통해 해방한다. 사신의 화신이라 불리는 남자의 흔들림 없는 신념을 그린 휴먼 스토리!! ⓒOSAMU TEZUKA, YUKI FUJISAWA, sanorin/Akita Publishing Co,Ltd
저자
YUKI FUJISAWA
출판
학산문화사
출판일
2020.11.20

 

 

전장에서 탄생한 안락사 전문의

 

테즈카 오사무의 만화 <블랙 잭>에 등장하는 인물로 ‘블랙잭’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안락사 전문의다. 원래 전쟁 당시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군의관이었는데, 당시 중상으로 고통받는 군인들이 ‘죽여달라’는 호소에 그들을 안락사시켜주면서 죽음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세우게 된다. 다시 살아나거나 병이 나을 확률도 없는데 목숨만 연장하는 건 차라리 고통없이 죽는 것보다 못하다는 새로운 정의였다. 결국 종전 후 전역하고 안락사 전문의로 전향한다.


외모 탓에 받는 오해

 

죽음에 대한 정의는 자신만의 합리적인 선택과 경험으로 인한 것이지만 외적으로 이미지가 너무 안 좋다. 안락사도 결국에는 살인이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키리코의 인상이 평범하지 않은 게 크다. 외눈박이에 괴팍한 성품, "가망이 없으니 죽어야 한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다면 그 누구라도 비슷한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키리코는 자신의 직업에 프로페셔널로서 임하는데다 신념도 확고해서 그렇게 보일 뿐, 절대로 악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새롭게 태어난 키리코

 

하얀 사신 키리코는 테츠카 오사무의 원작을 기반으로 이를테면 리부팅한 캐릭터다. 외모부터 말하자면 원작보다는 훨씬 세련된 모습이다. 성격이나 행동도 극단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죽음을 의뢰받아도 스스로 상황과 의뢰인의 사정을 판단해서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한다. 상황이 안 좋을 경우에는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주는 경우도 흔하다. 급성맹장염에 걸린 아이를 위해 수술을 하는 모습이나 고부간의 갈등 끝에 요청된 안락사는 거절하는 등의 사례가 그렇다.


일상 에피소드가 반복되는 단순하고 지루한 구성

 

원작을 보지 못해서 두 작품을 비교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만화로서의 매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일단 키리코라는 캐릭터에 대한 파악이 끝나면 그 다음부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가 보이지 않는다. 계속 비슷한 형식의 에피소드(환자, 안락사 요청, 검토, 결과)가 반복되기 때문에 1권이 끝나기도 전에 지루해진다. 각 에피소드조차 극적인 면은 없으며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대부분이다. 이 작품의 두 단계 상위 호환 버전을 슈퍼닥터 K로 보면 맞지 않을까. 필자의 평점은 4.2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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